MPVIE/주먹이 운다. 800 블렛. 잔다라2

■주먹이 운다

인생 막장의 순간에서 다시 일어선 40대의 아버지 강태식과 방황을 끝내고 다시 일어선 20대의 아들 유상환. 이들은 각자의 인생을 위해 링 위에 선다.

링은 그들에게 자신만의 전쟁터. 승리는 단 한 사람만의 것이며, 이들은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올해 충무로 기대작 중 하나인 ‘주먹이 운다’가 4월1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시네마키드에서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거쳐 흥행 감독으로도 자리를 잡은 류승완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최민식, 그리고 가장 영리한 20대 배우 류승범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이 영화는 올 상반기 개봉작 중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애초에 감독이 “연출을 하지 않는 연출”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영화는 상당 부분배우의 연기와 이들의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스타일로 캐릭터를 만들었고 관객의 입장에서 이들의 ‘대결’을 한 영화에서 보는 것은 행복에 가까운 재미다.

사각의 링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두 사람이 서로 뒤엉킨 장면은 한동안 다시 못볼 아름다운 ‘투 샷’이다.

영화는 두 사람이 신인왕전에서 맞붙는 후반 15분 이전에는 마치 전혀 다른 두 영화인 것처럼 각 인물별 에피소드로 따로따로 진행이 된다.

카메라는 인생의 ‘막장’에 서 있다는 공통점 외에 전혀 다른 삶을 산 40대와 20대, 전직복서와 신인복서의 삶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 주며 링 위에 선 두 사람과 마주 선다. 막상막하의 실력을 갖춘 두 사람.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지, 관객들은 이미 두 사람의 간절한 사연을 알고 있는 만큼 고민에 빠진다.

태식은 한때 복싱 스타였지만 지금은 매맞는 일로 돈을 버는 남자다. 운영하던 공장의 화재로 답답한 신세가 된 그에게는 재산이란 것은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뿐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진 그에게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 오고, 이제 그는 아들과 함께 살 수도 없는 처지에 처하게 된다.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잃을 것도 없는 인생 막장의 이 늙은 복서는 이제 신인왕전 타이틀을 마지막 희망으로 품게 된다.

상환은 특별히 하고 싶은 일 없이 소일하는 인생이었다. 패싸움과 ‘삥 뜯기’가 하루 일과. 어느날 큰 싸움에 휘말려 합의금이 필요하자 그는 동네 유지의 돈을 빼앗다 소년원에 수감된다. 소년원에 들어와서도 그는 여전한 문제아다. 다른 재소자와 싸움을 벌이던 그는 교도 주임의 눈에 띄고 권투부에 가입하게 된다.

권투는 아무 의지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그에게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된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공사장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마저 쓰러졌다는 소식이 그의 귀에 전해져 오자 이제 그는 가족을 위해 하게되는 첫번째 일로 신인왕전 출전을 결심한다.

차근차근, 두 인물의 삶에 빠져들던 관객들에게 영화의 막바지 권투 경기 장면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들이 벌이는 결승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처절한 전투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그래서 누구의 편도 쉽게 들 수 없는, 그런 싸움이다.

시합 장면은 실제로 두 배우가 진짜 펀치를 날리며 진짜 6라운드 경기를 펼치며 촬영됐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던 두 사람은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경기를 펼쳤다. 상영시간 134분. 15세 관람가.

■유쾌한 퓨젼 서부극 ‘800 블렛’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스턴트상을 제정하자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스턴트맨의 랩소디’를 그린 영화가 개봉했다.

‘커먼웰스’로 2000년 스페인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40) 감독의 2002년작인 ‘800 블렛(800 bullets)’은 스턴트에 대한 자부심과 향수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인의 이야기다.

무대는 스페인 알메리아 사막의 어느 마을. 이곳에는 ‘텍사스 할리우드’라는 다스러져가는 영화 세트장이 있다.

과거에는 실제로 할리우드 서부극의 촬영지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하루 10명 안팎의 관광객만이 찾을 뿐인 처량한 세트장은 관광객보다 많은 액션 배우들의 삶의 터전이다. 이들 액션 배우들은 저마다 보안관, 인디언 추장, 총잡이 등을 맡아 관광객들 앞에서 한바탕 쇼를 펼친다.

그러나 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관객의 눈을 현혹시키는 21세기에 이들의 모습은 아무리 좋게봐도 시대착오적이다.

한때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같은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여기는 훌리안(산쵸 그라시아 분)은 몇해전 역시 스턴트맨이었던 아들을 자신의 눈 앞에서 잃는 사고를 겪는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적인 사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스턴트에 집착하며 “몸으로 때우는 것이지만 정직한 직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러한 훌리안의 모습은 결코 장인 정신의 표출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 낙오자이고 그가 꾸린 배우 집단은 오합지졸 공연단일 따름이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엔 한심하고 하찮은 가치관일지라도 한사람의 평생을 지탱할 수 있는 버팀목이라면 그것은 위대하다.

누가 누구의 인생을, 어떤 잣대로 평가할 것인가. 이글레시아 감독은 이러한 주장을 펼치며 과거의 영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 쓸쓸한 노인에게 찬란하고 화려한 마지막을 선사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수십년 전에 냅킨에 써준 전화번호를 가보처럼 간직한 훌리안은 그 자부심을 안고 오직 800발의 총알로 탱크에 맞선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아내에게서 아들 향기가…‘잔다라2’

2001년 개봉했던 ‘잔다라’의 속편. ‘잔다라’는 태국말로 ‘저주받은’이라는 뜻의 ‘잔라이’에서 따온 이름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의 태프(와차라 탕카파서트)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버지로부터 어머니가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폭행의 이유는 어머니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 이를 용납하지 못한 태프는 집을 나간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경찰이었던 아버지 차웅(소라풍 찻리)은 에머랄드 섬에서 어부로 생활하며 젊은 여자 리암(헤렌 니마)과 함께 살고 있다. 리암에게 차웅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 하지만 리암은 성관계에 어쩔수 없이 응할 뿐 차웅을 사랑하지 않고 있다.

갈등은 사진작가가 된 태프가 섬을 찾으면서 다시 시작된다. 차웅과 원치않은 관계를 갖는 리암에게 연민을 느끼는 태프. 서로에게 끌리던 두 사람은 머지않아 애정행각을 시작하게 된다.

2편은 1편과는 다른 인물과 줄거리가 등장하며 인간관계의 얽힘은 덜 복잡하지만 스토리의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는 전편과 비슷한 편이다. 1편과 2편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단어는 ‘불륜’, 갈등의 핵 역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반목이다. 31일개봉. 상영시간 100분. 18세 이상 관람가.

■김정은 주연의 영화 ‘사랑니’(제작·투자·배급 시네마서비스)가 최근 촬영을 시작했다. 지난 16일 서울 정릉에서 진행 된 첫날 촬영 신은 인영이 점을 보기 위해 점집을 찾는 장면. 상담을 받으러 간 인영이 오히려 역술인에게 상담을 해주는 장면이다. 영화는 6월까지 촬영된 뒤 가을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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