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는 잔기교가 없어 단순하지만 조각칼로 긁어내는 느낌 자체가 너무 좋아요”
미술분야에서 목판화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회화처럼 바로 형태가 나타는 것도 아니고, 조각칼을 잡았다 해서 바로 숙련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목판화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있다. 지난 여름부터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화성행궁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의 목판화 강좌 수강생들이다.
처음 목판과 조각칼을 마주한 이들이 그 동안 작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22일부터 28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리는 ‘화성행궁 목판화교실’전이 그것.
목판화가 이윤엽씨의 지도로 나무와 인연을 맺은 이들은 거친 나뭇결을 얼르며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자는 홍은화를 비롯해 9명으로 45점을 선보인다.
이들은 함께 시작한 강좌가 두달에 걸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작품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전문 작가도 아닌 이들이 목판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서툰 칼맛이지만 과장되지 않기 때문.
홍은화씨는 “목판화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담는 것 같다”며 “칼날에 따라 가식적이지 않고 종이에 찍었을 때의 느낌이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나뭇결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형태를 순전히 따르는 목판화의 활성화를 위해 일반인들이 감상자 수준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보람을 느끼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끈다. 228-35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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