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희중 개인전 4가지 테마별 전시 ‘눈길’

옛 민화속 소재들… 현대적 감각으로 부활

다복과 건강을 상징하는 학과 잉어가 등장하고 기암괴석이 군상처럼 펼쳐진다. 둥글둥글한 산등성이 중간쯤에 자리한 낙낙장송과 휘영청 밝은 보름달도 떡하니 담겨 있다.

다복과 건강을 상징하는 학과 잉어가 등장하고 기암괴석이 군상처럼 펼쳐진다. 둥글둥글한 산등성이 중간쯤에 자리한 낙낙장송과 휘영청 밝은 보름달도 떡하니 담겨 있다. 서양화가 이희중 용인대 교수의 그림은 우리 민화와 많이 닮았다. 장수하며 복을 기원한 옛 선조들의 풋풋한 마음이 그의 작품에도 펼쳐진다.

다른 것은 옛그림의 아이콘을 차용해 현대적 감수성으로 녹여냈다는 것.

작가는 내달 17일까지 서울 사비나미술관 전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지난 3년 동안 변화된 그림세계를 펼친다.

옛그림의 설화적 요소와 민화에 등장하는 십장생, 물고기, 소나무, 돌, 구름이 작가적 상상력과 함께 담긴다.

전시작품은 크게 4가지로 묶인다. 문자도와 민화를 재해석한 ‘수복도’와 ‘풍경연작’, 옛그림의 문양과 현대적 조형 요소를 결합시킨 ‘우주연작’ 그리고 먹그림으로 명상적 통찰을 담은 ‘기운연작’을 선보인다.

최근작인 ‘수복도’는 20㎝ 정도의 장방형 그림 63개를 모자이크처럼 연결한 작품으로 ‘수(壽)’와 ‘복(福)’의 한자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거나 갖가지 옛그림 문양을 차용한 그림을 담은 작품.

우주연작은 기하학적 추상의 경지를 추구한다. 옛그림은 물론 우주선과 낙하산, 행성, 북두칠성, 잉카문명 등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우주의 질서를 담아냈다.

여기다 먹의 농담과 적절한 발묵을 통해 우주와 대나무, 식물의 기운을 담은 먹그림도 눈길을 끈다.

김준기 사비나미술관 학예실장은 “작가는 구도자의 자세로 옛그림에 새생명을 불어넣어 생동하는 현대미술 작품을 탄생시킨다”며 “몽환적 초현실의 세계와 맞닿아 있는 그의 작품은 현실적 삶의 고뇌를 위무하는 예술적 에너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02)736-4371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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