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 책으로 볼까?

미술전시는 짧으면 일주일, 길면 몇 주 동안 선보인다. 작품은 일정한 공간에 디스플레이를 거치고, 관람자들은 정해진 동선을 따라 작품을 감상한다.

그러나 전시가 끝나면 또다른 작품이 들어오고 얇은 도록만이 전시가 열렸음을 말해준다.

전시장에서의 작품은 말이 없다. 관람자의 안목과 그때마다의 감성이 작품을 평할 뿐.

최근 들어 전시도록을 넘어 단행본의 출간은 반가운 일이다. 작품과 제목, 간단한 전시개요가 들어 있는 도록을 벗어나 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소장가치도 지녔기 때문이다. 또 출판유통을 통해 미미하지만 재정적인 자립도 꾀할 수 있다.

과천 제비울미술관과 수원미술전시관은 지난해 열렸던 기획전 ‘야! 꽃이다’와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를 미술전문출판사 다빈치 기프트에서 펴냈다.

-야! 꽃이다

초등학생을 위한 미술책. 전문적인 그림수업보다는 미술작품을 더 쉽고 재밌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목표.

저자 이승미 제비울미술관 학예실장은 “전문적인 그림지식보다는 어린이 특유의 감성과 상상력을 통해 자연스레 그림을 이해하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열린 이 전시는 ‘꽃’을 주제로 차대영, 권기윤, 권기수, 오용길, 홍지연 등 1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그냥 보여지는 꽃이 아니라 작가들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난 꽃들이다. 숫자와 글자를 반복해 산과 바위, 나무 등을 표현한 유승호와 100여개의 점으로 태어난 백미혜의 꽃작품이 그렇다.

이 책의 장점은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그림을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여기다 직접 작가의 작품을 책에 그려볼 수 있고, 작가의 작업장 풍경사진을 보며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다.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

비장애인은 물론 시각장애인들까지 작품감상의 폭을 넓혀준 전시였다.

지난해 5, 6월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렸으며, 조각가 안재홍 등 22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에는 손대지 마세요’란 금기를 깨고 촉감에 따라 작품의 형태와 질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미술을 통해 신체장애를 뛰어넘는 감상기회를 제공했다.

작품전시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시각장애인 도슨트(작품해설자)가 비장애인의 작품감상을 도왔으며, 시각장애교육 도큐멘트전도 열렸다.

이 책은 전시기획 진행일지를 통해 기획 전과정을 담았고, 출품작가와 작품소개, 도슨트 좌담회, 전시 감상문 대상작을 실었다.

이어 특별기고 코너에서는 김선현 예술치료사의 ‘미술관에서의 촉각적 태도에 관한 미술교육의 역할’과 ‘시각장애 학생의 미술체험프로그램의 가능성’(김영린 인천 혜광학교 교사), ‘수원지역의 미술상황과 전망’(이형복 경기일보 기자)을 담았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