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래 모임 ‘나팔꽃’ 콘서트

‘하나된 시와 노래 만나보세요’

시와 노래는 천성적으로 통하는 점이 많다. 운율적 리듬이나 서정적 의미 체계가 그렇고 인간의 삶 속에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가깝게 자리했다는 점 등이 그렇다. 과거에는 시와 노래를 굳이 구분하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노래는 덧칠에 덧칠을 더해 본래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하나의 독창적 산물로 커나갔다. 상업성과 결탁해 무분별한 노래가 만들어졌고 단순한 유행가에 지나지 않는 노래들은 오히려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시는 점점 변방으로 밀려나간 상황.

이런 작금의 현실에서 3일 오후7시30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주목 받을 만 하다. 시노래 모임 ‘나팔꽃’의 콘서트 ‘작고 낮게, 느리게’가 그것.

‘나팔꽃’은 1999년 봄, 시인 김용택·정호승·도종환·안도현·유종화와 음악인 백창우·김원중·한보리·김현성·안치환·이수진 등이 모여 만든 시노래 모임으로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점점 혼란되는 시와 노래의 본래적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시의 정신과 노래의 몸이 만나고 때론 힘차게 때론 조용히 울려퍼지는 선율을 선사한다.

막이 오르면 우선 ‘여는 노래’로 가수 백창우의 창작동요 묶음을 들려준다. 이어 이지상의 ‘철길’과 ‘무지개’, 김현성의 ‘이등병의 편지’와 ‘술 한잔’ 등을 부르며 이 밖에 대중가요와 김원중의 ‘바위섬’, 이수진의 ‘살구꽃’ 등이 관객과 호흡한다. 또 시인 정희성은 시낭송 이야기의 시간을 갖는다.

시노래 모임 ‘나팔꽃’. 단체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 안의 구성원은 생각보다 낯설지 않다.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어가는 이맘때 시와 노래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이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의 218-0416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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