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時空 초월 ‘열정 폭발’
“모처럼 너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여유없이 살아왔는데 그 옛날 추억속으로 되돌아가 노래부르고 박수를 치다보니 젊은 시절이 생각납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추억의 가수들을 만나 그시절 옛 노래를 들으며 우리의 중년들은 무척이나 행복한 모습이었다.
경기일보와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공동 주최로 10월 30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추억의 낭만 콘서트’는 중년들의 열광의 도가니였다. 젊은이못지 않은 열기로 쌀쌀한 가을밤의 냉기를 완전히 녹여버렸다.
오후 6시30분 시작 예정인 콘서트에는 오후 5시부터 40, 50대 관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1만5천여명의 관객이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문화예술공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콘서트는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뤘다.
콘서트는 10여분 일찍 블루코드의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MC 고영수의 입담과 이어진 화려한 불꽃쇼에 1만5천여 관객은 환호성과 함께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작은새’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 임창제와 이수영의 ‘숙녀’ 그리고 이 둘이 모인 어니언스의 ‘편지’가 이어지자 객석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어 ‘사랑이여’의 유심초, ‘토요일 밤에’ ‘길가에 앉아서’의 김세환, ‘밤에 떠난 여인’의 하남석, ‘파초’의 수와진, ‘진정 난 몰랐네’의 임희숙 등이 무대를 달궜다. 또 ‘사랑해’의 라나에로스포, ‘그 얼굴에 햇살이’ ‘줄리아’의 이용복, ‘빗물’의 채은옥, ‘솔개’의 이태원, ‘장미’의 사월과 오월 등에 이르기까지 콘서트는 시·공을 초월한 젊음을 불태웠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때 ‘저 별은 나의 별’ ‘조개껍질 묶어’의 윤형주와 ‘왜불러’ ‘고래사냥’의 송창식이 등장했다. 70년대 포크송으로 청년문화를 주름잡았던 그들의 인기는 다시 한번 폭발했다. 이들은 또 트윈 폴리오가 되어 ‘축제’ ‘웨딩케익’ 등을 부르며 환상적인 밤을 연출했다.
3시간동안 펼쳐진 공연에서 ‘오빠’를 외치는 아줌마와 ‘브라보’를 외치는 아저씨들은 10대와 다를 바 없었으며, 흥에 겨워 박수를 치고 야광봉을 흔들어댔다. 몇몇 아줌마들은 손학규 도지사를 자리에서 끌어내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요즘 노래들은 트로트 아니면 아이들 위주 잖아요. 진정한 성인음악이 없었죠. 오늘의 콘서트는 우리 같은 세대들에겐 오아시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수근씨(48·안양시 만안구 박달동)는 중년이 즐긴만한 문화, 삶의 애환을 발산할만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억의 낭만 콘서트는 바로 그런 자리였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사진/전형민·원지영기자 hmje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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