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젊은 미술작가들의 위치는 어디일까. 기성작가들이 닦아 놓은 토대에서 신진 작가 혹은 대학을 막 졸업한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지역문화예술계는 어떤 모습일까.
대답은 간단치 않다. 각종 미술대전 등을 통한 등용문이 있지만 중앙을 흠모하는 젊은 작가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기는 녹녹치 않다. 작가들의 세대교체와 참신한 지역미술 풍토를 조성하고 급변하는 문화향유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젊은 작가 양성은 급선무다.
수원미술협회는 기획전 ‘수원의 젊은작가들을 아세요?’(10.5~11·수원미술전시관 전관)를 열어 젊은 작가 끌어 안기에 나섰다.
수원과 화성, 용인지역 출신이거나 미대를 졸업한 만 40세 미만 작가들로서 수원미협이 주최한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던 작가들이 그 대상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굳이 찾아나선 이유는 지역미술의 침체도 한몫한다. 매번 열리는 회원전이나 단체전에서 작품의 다양성과 치열한 작가정신을 찾기 어렵다.
지역을 테두리로 ‘우물안 개구리식’ 작품에만 전념했던 작가들에게 신선한 자극제는 바로 젊은 작가들이다.
이들의 넘쳐나는 창작열과 모험은 기성작가들에게 건전한 도전의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젊은 작가들은 기성작가들의 오랜 연륜과 지혜의 산물을 수혈받을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은 비록 600만원의 적은 예산으로 24명의 작가들을 선정했지만 그 의미는 남다른다.
조각가 안택근씨가 커미셔너로 참여해 경기대와 수원대 등 미대 졸업생들과 수원에 거주하는 작가들을 발품을 팔며 섭외했다.
전시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아카이브전으로 치러졌다. 작가별 공간을 마련해 작업노트나 포트폴리오, 작가사진, 4·5점의 소품 등을 펼쳐보였다. 이정화씨(수원시 팔달구 화서1동)는 신문지를 재료로 위트 넘치는 조형물을 선보였고, 이인경씨(수원시 팔달구 인계동)는 타일벽이나 캔버스에 핀을 꽂아 솟구치는 생명력을 힘있게 담아냈다. 또 유지숙씨(수원시 팔달구 인계동)는 아침잠에서 깬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찍어 영상물로 남기는 작업을 5년째 하고 있는 당찬 작가다.
이번 기획전을 계기로 젊은 작가들이 지역에 토대를 내릴 수 있도록 지역미술계는 중지를 모아야 한다. 젊은 작가와 40·50대 작가와의 만남전 등 세대간을 연계시켜 신진작가의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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