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기계㈜(대표 김형인)는 자동차부품 가공 전용설비 및 조립 자동화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가 만드는 자동차부품 자동화설비는 국내외 유수 기업에 납품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이 분야에서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국내 1위의 기업이다. 특히 자동차 엔진조립·가공라인 분야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선진업체들과 당당히 겨룰 만한 품질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무대를 향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車부품 생산설비 국산화… 수출길 부~웅
김형인 사장은 지난 91년 5월 김포 변두리에서 사무실 7평, 공장 10평 부지에 진성기계를 창업했다.
이전에는 만도기계㈜에서 기계설계 담당자로 10여년간 근무했다.
전형적인 엔지니어의 길을 걷던 그가 창업을 결심한 것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부품 자동화설비의 국산화를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설비가 해외에서 수입되는 현실이 아타까웠습니다. 우리도 그만큼의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는 창업 당시 자금난과 인력난이란 이중고에 부딪힌다. 중소기업의 여건상 자본이 튼튼하지 못했고 고급인력을 확보할 비전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가 기계설계, 영업, 현장업무 등 1인3역을 도맡았다.
“시간 싸움이었죠.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하루 5시간만 자며 낮에는 세일즈에 밤에는 경영, 회계 등 전문서적과 씨름하는 강행군을 계속했죠.”
진성기계는 초기에 만도 이외에 주거래처가 없었다. 그것도 김 사장이 만도에 근무했었기에 가능했다. 창업 초기의, 그것도 직원이 3명에 불과한 진성기계의 기술력을 누구나 의심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기술력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영업전략을 세운다.
‘사장을 만나지 않고 관련 분야 능통자인 담당자나 엔지니어와 만나 직접 상담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진성기계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5월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자동차 부품업체인 신한기계㈜를 인수한다. 90년대 후반까지 내수시장도 2000년 들어서면서 해외로 눈돌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기술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매출액도 급속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2000년 24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는 150억원까지 기대될 정도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78억원에 비해 100%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수출은 3·4분기에 이미 1천52만달러를 달성했다.
진성기계의 고속성장은 다양하면서도 독보적인 설비 개발에 성공한 결과다. 현재 대기업에 납품되는 대부분의 설비는 진성기계가 모두 자체 개발한 모델들이다.
김 사장의 신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와 독자적인 노하우가 그 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했다. 모든 제품 설비와 제작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경쟁력과 독창성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
원가경쟁력도 수익성에 한 몫 했다. 진성기계는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공정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왔다. 또 자동화 설비로 인한 인건비 절감과 함께 생산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면서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진성기계의 주문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주거래 업체였던 M기계㈜의 부도 위기로 판매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이 가중됐다. 자금경색과 매출부진 때문에 말 그대로 사면초과에 내몰렸던 것이다.
매출액도 급락세를 거듭했다. 1997년 매출이 전년 매출에 비해 90%나 급감한 35억원에 그쳤고 1998년에는 8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화를 자초한 원인 중 하나는 경기불황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었지만 주거래처가 서너곳에 불과했던 것은 더 큰 문제점이었습니다. 판로 다변화가 절박했던 시기였죠.”
김 사장은 기존의 M기계에 편중돼 있는 판로의 다변화를 꾀했다.
국방부조달본부, 조달청의 각종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하는 한편 자동차 부품 가공 전용설비 등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현대자동차㈜와 ㈜케피코의 정기업체 등록으로 시장다변화에 성공했다.
1999부터는 현대차와 소규모 프로젝트를 수행,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북경·현대자동차(BHMC)에 340만달러 규모의 엔진조립·가공라인을 처녀 수출했다.
/이종철기자 jclee@kgib.co.kr
■中企 성공키워드는…기술력 앞세운 장인정신
“창의성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애착을 갖고 그 일에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정신에서 비롯된다.”
진성기계㈜의 김형인 사장(43)은 첨단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예측능력이 아니라 창의성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장인정신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세일즈는 못하지만 기술력 하나만큼은 탁월하다”말에 김 사장이 흐뭇해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그는 정책적인 영업을 멀리하기로도 유명하다. 거래처 사장이 아닌 담당자나 엔지니어를 직접 만나 영업하는 것도 오직 기술력으로 어필해 세일즈하겠다는 철저한 프로정신 때문.
이는 알뜰하게 기술개발에만 전념하면 된다는 그의 장인정신과 부합한다.
하지만 그는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공략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틈새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환경변화에 맞게 끊임 없이 변신하는 것이 중소기업이 롱런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최고의 기술과 품질, 철저한 A/S로 고객들의 성실한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노력과 연구개발로 첨단 산업의 근간을 이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철기자 jc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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