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도 보고, 앉아도 보세요”
■보는 것이란 편견은 버려”
원근법이나 명함 등 시각을 중시했던 과거 미술의 전통은 지금도 유효하다. 미술은 연극과 무용, 음악 등 타 장르와 결합해 새로운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술관에 갖힌 작품들은 아직도 감상의 대상이다.
수원미술전시관(관장 강상중)은 2천만원의 기획예산을 투자해 전시장 전관과 시청각실, 로비 등 전공간을 활용한 대규모 기획전을 마련했다.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란 주제로 28일부터 내달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바라보기만 하는 시각적 미술에서 만지고, 듣고, 느끼는 공감각적 체험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미술감상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작가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참여작가는
안재홍, 최세경, 공주석, 안수진, 박근용, 박혜수, 손원영 등 22명으로 평면작가보다는 설치조각과 복합매체를 추구하는 작가들이 주류를 이룬다.
공주석은 섬유재질 오브제를 이용해 따뜻한 느낌의 추상적 자연이미지를 선보이며, 김기창은 자신이 쓰던 붓 등 화구와 작업용 바지를 벽면에 부착시킨 작품을 출품한다.
■관람객이 참여해
작가와 호흡하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김승현은 실리콘 덩어리가 돋아있는 의자에 관람객이 앉을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김지성은 관람객이 직접 문을 열고 문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입체작품을, 손원영은 여러 조각이 퍼즐로 제작돼 직접 맞춰 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여기다 이칠재는 선물꾸러미 모양의 대형 설치작품 사이로 관객이 지나갈 수 있도록 했으며, 박유근은 관람객이 지날때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가는 철선들이 흔들리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밖에 머리가 들어갈 정도의 조형물에 센서를 부착해 관음적인 소리가 들리도록 유도한 청각적 작품과 천정에 향기나는 식물 주머니를 매달은 서정적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특별전에는 시청각실에 시각장애인 학교(인천 혜광학교)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1층 로비에는 시각장애인 교육용 자료를 전시한 도큐멘트전이 열린다.
개막식인 28일 오후 4시에는 축하공연으로 Lee Ballet의 무용공연과 사물놀이가 흥겹게 펼쳐진다. 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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