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전시, 백화점서 만나요”

■안양 롯데화랑

백화점에서 만난 그림은 어떤 느낌일까.

안양과 인천에서 꾸준히 기획전을 열고 있는 롯데화랑(롯데백화점 안양점)과 신세계갤러리(신세계백화점 인천점)가 또 다른 전시회가 각각 열린다.

먼저 안양 롯데화랑은 가정의 행복과 희망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May May May I help you’전을 27일까지 연다.

서양화가 박진, 이민경, 반대정 3인이 참여해 고단한 가정의 생활사를 보듬고 있다.

박진은 자신 내면의 감정을 흰색톤으로 표현해 타인과의 진실한 만남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민경은 인간의 일탈적 심리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치유코자 한다. 특히 들꽃을 소재로 삼아 아픔을 어루만진다.

또 반대정은 현대가정의 여러 폭력과 결손가정 아이들, 독거노인 등의 실태를 거미줄이 쳐진 부뚜막과 이곳에 기생하는 여러 곤충들로 표현했다. 463-2715

■인천 신세계갤러리

신세계갤러리는 기획초대전 공모작가 주효진의 개인전을 마련한다.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리며, 명품 구두를 소재로 상류사회의 우월감과 인간의 허영심을 꼬집고 있다.

주효진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변형시키거나 왜곡시킨 여성 구두를 직접 만들어 사진 이미지로 선보인다.

종이를 잇고 덧댄 후 깨진 유리조각을 더덕더덕 붙이거나 굽 대신 콘크리트 못을 박는다. 또 앞 부리를 기형적으로 늘어뜨려 보기조차 불편한 신을 만들었다. 이처럼 엽기적이고 기상천외한 발상은 명품이란 이유로 이를 추종하는 수동적인 여성의 허영심을 고발하고, 변형시킨 여성의 하이힐과 과장된 외형은 억압당한 현실속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단면을 보여준다.

전시장 벽면에는 여성의 얼굴형태에 여러 가지 하이힐 사진을 콜라주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멀리서 보면 여성의 얼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인쇄물의 한 픽셀에는 하이힐로 이뤄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설치와 영상작품이 상영되는데 천정에서 길게 내려와 퍼져있는 웨딩드레스를 선보인다. 웨딩드레스 안에는 하이힐로 형체가 추해진 새끼발가락, 까진 뒤꿈치 등 힘없이 참고 견디며 살아온 기성 여성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주효진은 홍익대 미술대학 판화과와 뉴욕 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대와 홍익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032)430-115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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