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화가의 속내가 드러난 결과물이다.
개인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개인전은 물론 성향을 같이 하는 단체전 참여작가들 모두 설레이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보일 것이다.
중학교 미술선생님 2명의 개인전과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여류화가의 단체전이 23일부터 30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전관에서 열린다.
▲경홍수 개인전
목판그림을 선보인 경홍수씨(수일여자중학교 교사·수원시 권선구 권선동)는 평화로운 논밭과 넘실대는 호수 등 자연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묘사하는 재미에 20여년 동안 연필화를 그렸다는 경씨가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판화에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는 목판화가 아닌 목판 그 자체의 그림이다.
깊고 엷게 파인 자국에 매료됐다는 경씨는 “그림이 주된 것이 아니라 파낸 칼자국에서 느껴지는 공기의 흐름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작품 ‘언덕’은 한 촌로가 부드럽게 굽이친 밭고랑 어디쯤을 자전거 타며 지나는 단순 명쾌한 작품이며, ‘신작로’는 길 양편에 커다란 가로수가 시원하게 줄지어 서 있는 작품.
이밖에 호숫가를 담은 ‘풍경’이나 나무와 새를 정답게 담은 ‘하늘’이 눈길을 끈다.
▲한기백 개인전
겨우내 폭설로 고요하기까지 한 시골이나 초록이 한창인 자연의 풍광을 담아낸 서양화가 한기백씨(수성여중 교사·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의 첫 개인전이다. 사계절의 시골풍경을 선보인 한씨는 눈길이 시원한 풍경화들을 선보인다.
특히 작품 ‘겨울이야기’ 시리즈 3편은 농가의 겨울풍경을 담담히 담아냈다. 평온하면서 친근한 한씨의 작품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잠시 머물고 싶은 장소를 화폭에 옮긴 듯하다.
이밖에 ‘수덕사의 여름’은 짙푸른 녹음이 물씬 풍기며, ‘봄이 오는 길목’은 스산함과 정막감이 동시에 담겨 있는 작품이다.
▲경기여류화가회전
창립전에 이어 두번째를 맞는 경기여류화가회(회장 조영실)는 여성특유의 섬세함과 넉넉한 화풍, 참신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선옥, 신현옥, 최현식, 박은숙, 안말환, 정영희씨 등 46명이 참가한다. 평면작품으로 구상과 비구상 등 작가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출품했다.
권숙자씨(용인시 구성면)의 ‘죽음의 순서’는 잘 익은 과일을 넉넉히 표현했으며, 박은숙씨(용인시 신봉동)의 ‘새벽길’은 에칭과 아콰틴트 기법을 이용한 동판화로써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또 정영희씨(안산시 단원구 선부3동)의 ‘즐거운 날’은 파스텔톤의 거칠면서 단순한 붓터치가 산뜻해 보이며, 허정순씨(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속삭임’은 밝고 어두운 부분의 조화가 일품인 작품이다.
한편 하경희, 박경숙, 이애련, 최구자, 지혜자씨 등은 추상화의 깊은 맛을 선보인다. 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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