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6년 개교한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517 대건고교의 교육이념은 ‘김대건 신부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전인적, 합리적, 과학적, 진취적인 한국인 양성’이다.
이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마리아 수도회의 창립자인 사미나드 신부의 흉상과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이방인들을 맞는다.
교실에선 간간히 선생님들의 목소리만 들린다.
경건한 수도원같다.
가톨릭정신의 자유와 근엄함이 상쾌한 산바람에 뭍혀 물씬 풍겨져 나온다.
올해초 교직원들은 21세기를 맞아 세계 속으로의 발전을 위해 휘장도 새로 정립했다.
대건고는 양심, 실력, 봉사의 세계적 네트워크로 31개 국가에서 교육사업을 하는 수도원과 연결된데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학교는 송도신도시가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정규 과목에 IT교육을 포함하고 있으며 독서인증제, 통일교육, 수업컨설팅제 등으로 정서 순화와 소질 계발도 꾀하고 있다.
독서인증제는 국내외 도서중 50권을 선정한 뒤 이중 16권을 필독서로 정해 매주 수요일마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고 독서노트까지 확인하는 제도.
통일교육은 민족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북한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사무처의 협조로 진행된다.
수업컨설팅은 연구수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진취적인 학습방법 창안을 위해 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남겨줄 수 있는 유기정학이나 무기정학, 퇴학 등을 지양하고 있다.
대신 잘못하면 벌점을 주는등 학생들이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인천시 동구 화수동에서 연수구 동춘동으로 교사를 이전한 지난 98년 이후 졸업생 명단을 동판에 새겨 학교 벽에 부착하고 있다.
일체감을 형성하고 학교에 대해 자부심을 심어 주기 위해서다.
면학분위기도 좋다.
헬스클럽과 어학실습실, 디지털 도서관, 실험실 등도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운동장도 빗물이 즉시 빠지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트랙에는 우레탄도 깔았다.
학생들은 운동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지난 2000년 남현우 군이 장호배 주니어 테니스 선수권대회에서 인천 최초로 우승컵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스쿼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였던 이동우 군과 주니어 대표로 활동한 김승준 군 등도 이 학교 출신이다.
포천종합고교가 21세기를 맞아 경기북부지역 명문으로 부상되고 있다.
이 학교가 태동한 건 한국전쟁의 포연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953년. 당시 포천고교로 개교한 이 학교는 15년 후인 1968년 축산과와 상업과가 설치되면서 포천종합고교로 변경된 뒤 1984년 보통과가 폐지되면서 포천실업고교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총동문회 및 주민들의 요청으로 보통과가 다시 설치되면서 현재의 포천종합고교로 다시 태어 났다.
이처럼 변모를 거듭하면서 현재 33학급에 1천85명의 재학생과 80명의 교직원으로 구성돼 지역사회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월14일 제48회 졸업생 배출로 연인원 1만1천702명을 배출, 사회 각계각층에서 사회 발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이 학교는 지난 2000년 9월 직영방식의 300석 규모 학생식당과 48석의 교직원 식당을 완공했다. 이에 따라 학교급식을 실시, 양질의 급식을 저렴한 가격에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공급, 급식운영을 내실화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01년에는 숙원사업이던 50년 전통의 역도부 합숙소를 2층 슬라브 건물로 건립했다.
이에 힘입어 이 학교 역도부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6개 등을 획득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학교 교육환경 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교 공원화 사업으로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고 정자를 설치, 친환경적인 아름다운 학교를 조성해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4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서관과 교직원관리사 등을 완공했다. 운동장 스탠드도 전면 개보수, 학생들이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촌 학교에 걸맞는 독특한 이벤트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우 브랜드사업 도입을 위해 1억7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우사를 신축, 축산과 학생들의 실습에 활용하면서 학생들에게 농업 경쟁력도 일깨워 주고 있다. 또 축산과와 인터넷정보과 등에 실험실습기자재를 완비, 빠르게 변하는 실업교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1학기는 월별로 무결석 학급, 사고 없는 학교, 휴지 없는 학교 등도 달성했다. 1인 1자격증 이상 취득도 이 학교의 무기다. 이 결과, 졸업생 286명중 76명이 취업했고 188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이 학교는 실업고등학교에서 종합고등학교로 전환된 후 면학분위기 조성에 역점을 두고 진학 지도와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장학금 및 학교발전기금 유치, 학부모 자원봉사활동의 활성화 등 학교와 주민과의 유대 강화도 실천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총동문회는 지난해 4월12일 3억원의 기금을 마련, 재단법인 포천종고교 총동문회 장학회를 도교육청 인가를 받아 설립하고 초대 회장에 이각모 이사장(8회 졸업생)을 선임, 실질적인 총동문회가 운영됨에 따라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학교에 에어컨 51대를 기증, 전 교실에 냉방장치를 완비했고 기능 경진반 실습실을 설치, 컴퓨터 경시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학교 6회 졸업생인 이주칠 교장은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문 및 재학생들과 함께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포천=이재학기자 jhlee@kgib.co.kr
◇안중한 교장(58·修士) 인터뷰
-학교 운영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점은.
▲학교는 자유로워야 한다. 학생과 교사, 교직원 모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업에 열중해야 한다. 자유에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목적은 전인적 인간이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 있다면.
▲1급 장애인으로 입학한 뒤 올해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남윤광 군에 대한 기억은 무척 오래 갈 것 같다. 남군은 친구들과의 유대관계가 원만했다. 점심을 먹을 때도 식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우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남군을 위해 항상 1층에 교실을 배정했다. 장애인으로서의 소외감도 없었다.남군은 학업성취도도 매우 높았다.
-학교란 어떤 곳이어야 된다고 보는가.
▲학교란 ‘행복한 아이들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교장, 교감, 교사, 교직원 등은 학생들의 인격을 완성해주기 위해 봉사해야 한다. 결코 권위만을 앞세우거나 수익에 집착하면 안된다. 교장이 교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을 때 교직원들은 자유로워 진다. 그래야 학생들로부터 존경받는다.
-이 학교의 공식적인 회초리인 죽비(竹?)란.
▲사찰에서 쓰는 길이 30㎝ 너비 3㎝ 크기의 도구다. 아프지는 않고 소리만 크다. 학교의 공식 회초리인 죽비에는 ‘애수경(愛手驚)’이란 한자가 새겨져 있다. 죽비는 스승의 날 학부모들이 교사들에게 선물로 증정하고 있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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