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리 학살' 소재 연극 도내 20개교 순회공연

수원의 극단 성(城)이 올해 문화관광부의 ‘찾아가는 문화활동’에 선정된 ‘두렁바위에 흐르는 눈물’을 6월26일까지 도내 20여개 학교를 돌며 순회공연한다. 12일 포천 갈월중학교를 시작으로 포천(일동중), 양평(양평·청운·단월중), 화성(정남·양감중), 가평(가평북중), 여주(점동·대신·어포중), 안산(반월중), 김포(양곡·분진중), 동두천(보영·남문·동두천여중), 평택(진위·포승중), 파주(삼광중) 등에서 각 학교 운동장을 무대로 상연된다.

‘성’의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도 한 ‘두렁바위…’는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김성렬씨가 극본을 썼다. 마당극 형태로 총 70여분 동안 공연된다.

작품의 배경은 1919년 4월15일 경기 수원군(현재의 화성시 향남면) 두렁바위 제암리. 3·1운동 이후 앙심을 품은 일본 헌병대가 마을 주민들을 교회에 몰아넣고 집단 학살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했다.

아리타도시오라는 당시 일본 육군중위가 이끄는 일본군경이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제암리에 도착, 마을주민 30여명을 제암리 교회에 모이게 한다. 주민들이 교회당에 모이자 아리타는 출입문과 창문을 모두 잠그게 하고 집중사격을 명령한다. 이때 한 부인이 아기를 창 밖으로 내어놓으면서 아기만은 살려달라 애원하나 일본군경은 그 아이마저 찔러 죽인다. 일본군경은 증거인멸을 위해 교회당에 불을 지르고 아직 죽지 않은 주민들은 아우성을 치며 밖으로 빠져 나오려 했으나 그 마저 불에 타 모두 죽고만다.

이 때 교회당 안에서 죽은 마을 주민이 22명, 뜰에서 죽은 주민이 6명이었는데 이도 부족했는지 일본군경은 인근 교회건물과 민가 등 31호에 불을 질러 또 다른 만행을 저지른다.

고리타분한 지난날로 박제된채 박물관과 교과서에만 존재하며 어느덧 잊혀져 가는 우리의 뼈 아펐던 현실. 하지만 과거는 그 과거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지탱하고 미래로 뻗어나가는 역사적 교훈으로써 존재하기에 결코 그냥 묻어 버릴 수 없는 법이다.

각 학교 운동장을 배경으로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번 공연이 학생들의 마음 속에 역사의 교훈으로 반추되길 기대해 본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