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기/수요테마-캠퍼스통신

꽃샘추위도 남아 있고 동장군도 우뚝 버티고 서있지만 대학가는 벌써 화창한 봄이다.

동아리별로 새내기 맞이에 분주하기 때문이다.

강의실 앞 화단의 버들강아지도 푸릇푸릇 물이 오르고 강당 입구 느티나무로 내려 앉는 햇빛도 넉넉하기만 하다

17일 오후 2시께 용인대 학생회관내 50여 동아리 사무실들은 학생들이 나와 대청소를 하느라 분주했다.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 내기도 하고 입김을 불어 창문을 닦기도 하고 거꾸로 물구나무를 섰던 걸상들을 가지런히 놓기도 하고 게시판에 덕지덕지 붙은 메모판들도 정리하고….

사활동 동아리인 한울타리 회장 김영식군(22)은 “새내기들이 4년간의 대학생활에서 진정한 사랑과 봉사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4시30분께 강남대 학생회관.

산악동아리를 비롯 사진연구회, 토익동아리, 책사랑, PC사랑방 동아리 등의 회원 100여명이 고무장갑과 빗자루, 걸레 등을 들고 세면장에서 동아리방을 왔다 갔다 하며 새단장을 하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동아리들의 새내기 맞이는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

아침 저녁으로 제법 한기가 남아 있는데도 캠퍼스를 들어서는 학생들의 어깨마다 봄을 알리는 훈장들이 견장처럼 빛나고 있었다.

명지대와 경희대, 송담대학 등의 동아리들은 오전 일찍부터 학생들이 사무실에 모여 앉아 새내기를 맞이할 이벤트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경기대 학생회관 로비는 이날 오전부터 삼삼오오 모여드는 학생들로 이내 환하게 밝아지기 시작했다.

동아리 사무실마다 문이 활짝 열리고 서로 긴 겨울방학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 보느라 얘기꽃을 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우수한 새내기들을 회원으로 맞을 수 있을까 궁리하는 모습들이었다.

아주대 캠퍼스는 게시판 곳곳에 동아리 회원 모집을 알리는 벽보를 붙이는 학생들이 부쩍 많았다.

어려운 취업난을 반영하듯 영어회화나 토플, 토익, 중국어회화 등 어학과 관련된 동아리 벽보도 자주 눈에 띄었다.

아주대 영어회화 동아리 회원 안모군(21·경영학부 3년)은 “동아리들의 패턴도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이념이나 종교, 레저 등으로 국한되고 학생들도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선 취업과 관련된 동아리들이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며“대학이니만큼 전공을 떠나 순수한 학문을 좀 더 깊게 천착(穿鑿)할 수 있는 동아리들도 많이 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가 동아리들은 이처럼 다채로운 청사진들을 갖추고 새내기를 맞이하기 위한 갈무리에 나서고 있다.

희대 수원캠퍼스 동아리들은 새로 들어오는 회원들에겐 활동계획서를 요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무턱대고 이 동아리 저 동아리를 기웃대기 보단 자신들의 활동계획서를 갖춘 새내기들을 받을 생각입니다”

이 대학 동아리연합회장의 설명이다.

명지대 학술연구 동아리 회장 이동민군(23)은 “입학과 동시에 열릴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술연구의 중요성을 새내기들에게 설명하고 개강 후에는 게시판에 공고 등을 통해 신입회원들을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 대외협력과 관계자들은 “올해도 많은 신입생들이 각 동아리에 가입해 자신의 기량을 넓히면서 활기차게 대학생활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식·허찬회기자 hurc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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