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무형문화재 김복련씨 ’화성재인청 춤...’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조지훈의 시 ‘승무’ 중에서)

경기도 전통 춤의 맥을 잇고있는 김복련씨(54)가 화성재인청 춤 부활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승무·살풀이) 보유자 김복련씨(54)가 ‘화성재인청의 춤, 그 맥 2002’란 주제로 지난 10월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공연을 가진데 이어, 27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화성재인청 춤사위의 진수를 선보인다.

‘가벼운 듯 절도가 있고 무거운 듯 사뿐한’ 춤사위가 특징인 김씨는 옥당 정경파 선생에게 재인청 기본무와 승무, 살풀이 등을 사사했고,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 재인청 기본무와 승무, 신칼대신무, 바라무, 진쇠무, 태평무 등을 사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이동안·정경파 선생의 뒤를 이어 김씨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전수조교에서 보유자로 승격된 후 수원에서 선보이는 첫 무대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김씨는 지난 85년부터 2000년까지 15년 동안 정경파 선생과 화성행궁의 화령전에 머물면서 재인청 춤을 습득했다. 그래서인지 김씨 춤은 화성재인청 춤의 원류와 가깝다는 학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전수’만 하고 ‘전승’해선 안된다’는 학계의 고지식한 요구에 대해 “춤의 내용은 같지만 춤꾼에 따라 형태는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막 ‘태평성대’, 2막 ‘극락왕생’, 3막 ‘천지신명’ 등 총 3막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말 그대로 재인청의 ‘춤꾼’다운 면모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1막에서는 먼데 있는 백성을 달래주고 가까운 백성들은 어루만져 주는 어진 임금의 치정으로 태평성대를 이룬다는 내용의 춤사위를 선보이고, 2막에서는 염불공덕을 통해 극락세계에 왕생한다는 극락왕생을 보여준다. 3막에서는 절도와 여백을 통해 삶의 행복과 풍요로움을 단아한 멋으로 끌어올리고 천지신명의 소리로서 천·지·인이 하나됨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254-5686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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