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에 밀려 클래식음악이 고전을 면치못하는 가운데 수원에서 향토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한 정통 클래식 연주회가 열려 관심을 끌고있다.
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지부장 오현규)가 겨울의 문턱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주위를 되돌아 볼 수 있는 미사곡을 무대에 올린다. ‘베르디 레퀴엠’이 그것으로 16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다.
이번 공연은 난파의 얼이 깃든 수원에서 고향 출신 음악인들이 자존심을 걸고 향토의 명예를 찾고자 개최하는 음악제. 수원 태생의 오현규씨가 지휘봉을 잡는 음악회에는 수원시립합창단과 천안시립합창단의 연합합창단이 장엄함과 함께 합창의 진수를 연출하며, 국립경찰교향악단이 멋진 연주로 분위기를 더한다.
솔리스트로는 수원 출신의 소프라노 이명희, 메조 소프라노 이은미, 베이스 한규용과 수원대 교수인 테너 이광순 등이 참가해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으로 감동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레퀴엠의 정수라 불리는 베르디 레퀴엠은 총 7악장으로 구성된 진혼미사곡으로 그가 존경하던 음악가 로시니와 만조니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작곡됐다. 1874년 밀라노의 산 마르코 성당에서 120명의 합창단과 110명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르디의 지휘로 초연된 바 있다.
1악장 Requiem(레퀴엠)은 도입부의 잔잔한 첼로 음에 ‘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소서’라는 수원시합과 천안시합의 합창으로 시작된다. 전체적으로 기도하는 듯한 조용한 분위기에 구원을 갈구하는 절실한 정감이 담겨있다.
제2악장 ‘분노의 날’은 베르디 레퀴엠중 가장 중요하며 두려운 최후의 심판을 그린 부분으로 그 멜로디가 TV나 시그널 뮤직 등으로 널리 사용, 일반 대중들도 친밀감을 느끼는 웅장한 음악이다. 솔리스트들의 열창이 돋보이는 무대이며 2중창, 3중창, 4중창 등 변화가 많고 화려하다.
3악장 ‘오페라토리오’는 조용하고 엄격한 4중창의 무대로, 4악장 ‘거룩하시다’는 복음악적 요소와 화성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무대로 꾸며지며, 이어 5악장 ‘신의 어린양’, 6악장 ‘영원한 빛’, 마지막 7악장 ‘나를 구원하소서’ 등의 무대가 펼쳐진다.
오현규 지부장은 “수원 음악인의 자존심을 내건 모처럼의 클래식 연주회에 정장의 예를 갖추고 참석해 84분 21초의 정통 클래식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한해를 보내면서 멋진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221-9877
/강병호기자 bh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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