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테마/캠퍼스 통신

<대학가 ’퓨전학문’ 급부상>

중간고사가 끝난 대학가에 IT(정보통신기술)와 기초과학, 실용공학 등이 결합된 퓨전학문 연구열풍이 불고 있다.

종전의 IT기술이 컴퓨터나 ‘온라인’에만 국한된 절름발이였다면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기초과학이나 실용공학 등 연관된 학문들과 접맥하고 더 나아가 ‘온라인’에만 안주하지 않고 ‘오프라인‘과의 과감한 교류를 시도하자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제일 먼저 도전장을 낸 대학은 경기대.

이 대학 교수와 산업공학부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산업공학회(IIE:Institute of Industrial Engineers)가 주최하는 국제 대학생 컴퓨터 시물레이션경진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이 대회는 미국산업공학회가 제출한 실제상황에 준하는 문제를 컴퓨터 모의실험과 수리적 방식으로 해결하고 이를 영어로 작성된 논문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해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컴퓨터 시물레이션은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컴퓨터에 가상의 시스템을 설계, 시스템의 성능을 사전에 검증해보는 기법으로 제조업의 생산라인 설계와 컴퓨터 네트워크 설계 및 교통시스템 설계 등에 적용된다.

곧 컴퓨터와 실용공학인 산업공학과의 랑데뷰인 셈이다.

이같은 흐름에 용인대도 합류했다.

이 대학은 지난 99년에 설립한 IT센터에 최근 캠퍼스 네트워크(100mbps급)인 이더넷(Ethernet)을 구축하고 외부 인터넷과의 연동을 위해 E1급 전용회선 2개 라인을 확보하는 등 완벽한 시설을 갖췄다.

다른 대학들과 비교하면 이 대학 시스템은 현재로선 국내 최고로 외국에서 정보통신분야를 전공한 교수진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정보통신교육에 들어갔다.

주요 과목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과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컨텐츠 기획 및 제작, 컴퓨터 및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웹 디자인, 에니메이션, 동영상 제작, 데이터베이스 및 멀티미디어 프로그램밍 설계 등이다.

중앙대는 아예 캠퍼스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으로 뛰어 들었다.

최근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부천테크노파크에서 문을 연 ‘중앙대 디자인경영센터’는 이같은 열풍을 반영해주는 대표적인 사례.

이 센터에는 교수와 연구원 등이 상주하며 3차원 워크스테이션 및 3차원 모델링 시스템 등 13종 25대의 디자인 관련 첨단시스템을 갖추고 테크노파크 입주업체들은 물론 부천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품 디자인을 개발해주게 된다.

한경대도 최근 서울 여의도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제2회 중소벤처창업 박람회에서 도내 대학중 유일하게 우수창업보육센터로 선정된 뒤 ‘온라인’과 ‘오프라인’접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용인대 IT 전담교수인 한민형 교수(34)는 “21세기는 IT강국이 세계를 주도한다”며“이런 차원에서 정보통신과 기초학문 및 실용공학 등을 연계시키는 퓨전열기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오세광·최종식·허찬회기자 hurch@kgib.co.kr

<아주대 황의록 교수 ’마케팅 관리’>

아주대 황의록 교수(경영학부)의 특이한 강의방식과 채점방식이 뜨고 있다.

황 교수의 ‘마케팅 관리’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강의방식과 채점방식이 까다롭게 느껴지지만 강의가 끝난 뒤 스스로 자신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학기초 홈페이지에 7가지의 수업지침을 제시하고 학생들은 지침을 잘 숙지해야 한다.

그는 이 지침에서 학습과 관련, 학생들이 기업현장을 직접 찾아가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일선 기업가들을 초청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주는 한편 학생들에겐 스스로 다양한 경험과 예습을 하도록 권고한다.

예습 과제물에 대해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하지만 퀴즈를 통해 학습능력을 확인한다.

물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는 따로 없다.

그러나 황 교수의 이같은 수업방식에도 뚜렷한 원칙은 있다.

가장 큰 원칙은 정직성.

우선 퀴즈와 보고서 작성 등 모든 과제물에서 부정행위가 발견되면 즉시 축출된다.

신문, 잡지, 보고서 등을 살피다 마케팅과 관련된 정보를 발견할 경우 원본과 함께 학생들의 의견과 코멘트를 첨부, 이메일로 제출하면 보너스를 주고 있다.

이때문에 학생들에게서 하루평균 50여건의 이메일이 오고 있다.

그의 적극적인 강의방식은 일상활동에도 그대로 드러나 산업자원부 유통정책 심의위원, 전경련 유통산업 자문위원, 중기청 중소유통업 경영지도위원 등을 맡고 있다.

특히 지난 90년대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하며 학생기업클럽을 생각해 만든 광고연구회인 애드브래인(ad brain)은 최근 인기 동아리로 성장했다.

그는 지역인사 및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생들과 함께 ‘아경포럼’도 주도하고 있다.

아주대에서 마케팅을 수강한 학생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가장 기억나는 스승님으로 실용주의 학문을 펼치는 황의록 교수를 강력 추천하고 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국제 대학생 컴퓨터 시뮬레이션 경진대회 참가>

“손에 익은 컴퓨터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한다는 게 이렇게 가슴 벅찬 일인지 예전에는 정말 몰랐습니다”

요즘 경기대 산업공학부 4학년 학생들은 매일 잠에서 깨면 자신들을 일부러 꼬집어 보는 버릇이 생겼다.

다음주에 비행기를 타고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로 떠난다는 사실이 아직도 쉽게 믿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은 김형석(26), 황인철(〃), 고동현(〃)군 등 3명.

이들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산업공학회(IIE:Institute of Industrial Engineers)가 주최하는 국제 대학생 컴퓨터시뮬레이션경진대회 본선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올해로 8회째인 이 대회는 지구촌에서 내로라하는 산업공학도들이 참가, 실력을 겨루게 된다.

이 대회에 출전한 대학들은 경기대를 제외하고는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비롯, 호주의 서든퀸즈랜드 대학과 캐나다의 캘거리 대학 등 모두 영어권 소재 대학들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란 점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줘야 하니까요”

김군은 하지만 결전을 치룰 준비는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하지만 컴퓨터 시물레이션은 이미 산업현장에선 보편화된 연구시스템.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컴퓨터에 가상의 시스템을 설계, 시스템의 성능을 사전에 검증해보는 기법으로 제조업의 생산라인이나 컴퓨터 네트워크, 교통시스템, 워게이 물류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응용되고 있다.

이 대학은 이미 제5회 대회에서 3등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그동안 학생들을 지도하고 이번에 학생들을 인솔할 조면식 교수(45)는 “컴퓨터 시물레이션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프로그래밍 능력은 물론 시스템 분석과 설계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통계분석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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