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전수일(43ㆍ경성대 교수) 감독의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가 1일 서울 신문로 아트큐브에서 선을 보였다.

99년 완성된 ‘새는…’는 그해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 ‘새로운 분야’에 초청받은데 이어 부산영화제에서 넷팩(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받았다. 2000년에도 스위스 프리부르 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케랄라(인도), 모스크바(러시아), 스톡홀름(스웨덴) 등의 영화제에 소개됐다.

현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인간 내면의 치밀한 심리묘사와 이미지를 통한 모던한 스타일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었으나 흥행 전망이 불투명해 그동안 상영관을 잡지 못하다가 3년 만에 국내 영화팬과의 만남을 이루게 됐다.

주인공은 지방대 영화과 교수인 ‘김’.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이상을 펼치라고 가르치지만 장래가 막막한 현실 앞에서 학생들에게는 공허하게만 들린다. ‘김’은 자신에게 휴식처같은 존재인 영희가 가족과 만나줄 것을 요구하자 갑자기 부담을 느껴 도피하고 만다.

영화도 사랑도 자신을 구원하지 못하는 현실에 괴로워하던 ‘김’은 진정한 자유를 느껴보기 위해 철새 도래지를 찾는다. 그러나 새 역시 닫힌 곡선을 따라 이동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박하사탕’과 ‘공공의 적’의 배우 설경구가 전수일 감독의 자화상 격인 ‘김’으로 등장하고 연희단거리패 단원인 연극배우 김소희가 영희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