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1일 유럽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유럽의회가 위치해 있는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도착, EU(유럽연합)를 무대로 한 정상외교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김 대통령은 한국 해외투자의 11.9%를 차지하고 한국내 외국인 투자의 29.1%를 차지하는 등 제1의 대한(對韓) 투자자이자 제2 수출시장, 제3의 교역대상인 EU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EU 국가들의 대한투자 증대 및 교역확대를 당부했다.
◇한·EU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12일 새벽(한국시각)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고 한·EU 관계강화와 경제협력 증진,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특히 내년 9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한·EU 정상회담을 정례적으로 개최할 것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현재 EU는 미국·캐나다·러시아와 연 2회, 일본·중국·인도와 매년 1회씩 정례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으며, 김 대통령의 제의가 수용될 경우 우리나라는 EU와 정례정상회담을 갖는 7번째 나라가 된다.
한·EU 정례 정상회담에는 EU 집행위원장과 6개월마다 교체되는 EU 의장국 정상이 함께 참석하게 된다.
김 대통령과 프로디 집행위원장은 이와 함께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EU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남북대화 진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EU측의 지속적인 지지 및 건설적 기여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EU는 지난 95년부터 작년까지 총 2억 달러 상당의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 대북 지원을 했으며 우리의 대북 투자경험과 노하우를 활용, 한·EU 기업이 공동으로 북한에 진출하는 방안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과 프로디 위원장은 또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연대에 동참하고 협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우리 연구기관이 ‘EU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유럽의회 의장 면담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11일 오후 니콜 퐁텐느 유럽의회 의장과 만나 한·EU 관계, 반 테러대책, 한반도 정세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유럽의회가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한반도 관련 결의를 통해 우리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해 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유럽의회가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과 퐁텐느 의장은 이어 한국 국회와 유럽의회가 상호교류를 통해 우호관계를 증진하며 한·EU 협력기반을 강화해 오고 있음을 평가하고 앞으로 의회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한·EU 협력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키로 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87년 아세안, 동남아시아 및 한국과의 교류를 위한 의원 외교협의회를 발족, 94년부터 한·유럽의회 의원 외교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유럽의회 의원 외교협의회 소속 유럽의회 의원은 모두 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측은 한나라당 정재문의원 등 30명이 한·EU 외교협의회 소속으로 활동중이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스트라스부르 시청을 방문, 파비엔 켈레 시장으로부터 명예메달을 수여받고 20여분간 환담을 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