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극단 제40회 정기공연 '게사니'

이 나라와 민족의 실제 주인공인 ‘백성’은 늘 고단한 삶을 살아왔다. 부와 권력을 지닌 지배계층에 의해, 잘못된 위정자에 의해 이리 저리 휘둘리며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민초(民草)는 늘 꿋꿋했고, 그래서 오늘의 역사도 이어져왔다.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문석봉)이 극한 상황에서도 강인한 생명의지를 보여주는 한 서민의 삶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 진실을 조명하는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의 제40회 정기공연 ‘게사니’가 그것으로 5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선보여진다.

탈리얼리즘 희극의 대표적 작가로 손꼽히는 이근삼 원작의 ‘게사니’는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국왕의 피난처였던 평양성이라는 공간속에서 주인공 게사니와 그 가족으로 대표되는 서민층이 지닌 강인한 생명의지와 인간존중의 평화정신을 보여주는 작품.

‘게사니’는 거위를 가리키는 평안도 사투리로 영특하고 모성애가 강해 평안도지방에서는 집을 지키기도 했다.

억척스러운 생활력 때문에 ‘게사니’라는 별명을 지닌 주막집 여주인(박현숙 분)과 아들 장대(김찬훈 분), 두 딸 보름(이경선 분)과 탄실(임미정 분)이 주인공 한가족이다.

때는 1592년 9월 부산포에 상륙한 왜군이 북상해 이미 한성을 함락하고 평양성으로 쳐들어오는 시점. 왕과 조정대신들은 종묘와 사직을 버리고 서울을 빠져나와 평양성에 피신해 있다. 그러나 임진강 방어진마저 무너지자 그들은 평양성을 버리고 다시 의주로 피할 논의를 한다. 겁에 질린 백성들도 피난길에 오르지만 병정 나간 남편과 큰 아들 소식을 모르는 게사니 가족은 피난 갈 생각조차 않는다.

게사니는 자기네 같은 민초는 왜적이 오든, 명나라 군대가 오든 빼앗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별 상관없다고 생각한 전쟁에서 아들을 잃고 큰딸마저 왜병들에 짓밟히는 시련을 겪는다. 게사니는 그래도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간다. 그것이 바로 민초인가.

문석봉 예술감독은 “공연의 연출방향을 ‘서민의식속에 자리한 보편적 인간진실-인간존중의 평화정신’으로 잡고 작품 자체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살려 연극적 재미와 역사속에 비친 서민들의 애환을 그림으로써 새로운 형식의 역사극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 오후 2시·5시. 공연문의 230-3242∼7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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