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궁중은 엄격했을까”무심코 떠올리기 쉬운 이러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조선조 궁중은 다양한 오락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광대들의 궁중연회를 재연한 ‘소학지희’(笑學之戱)이다.
군포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는 오는 12일 오후 4시와 7시 두차례에 걸쳐 조선조 궁중코미디를 현대화한 ‘이(爾)’를 선보인다.
극단 연우무대가 47번째로 선보이는 작품 ‘이(爾)’는 연산군과 궁중광대 공길간에 동성애와 이를 시기하는 장녹수간의 삼각관계를 코미디로 엮은 작품이다.
‘이’란 조선조때 왕이 신하를 높이 불렀던 호칭으로 극에서는 연산이 공길에게 이를 사용하게 된다.
공길은 엄연한 실존인물로 연산군 일기 60권에는 폭정을 일삼는 연산군에게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중략…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들 먹을 수 있으랴? 라고 말했다고 쓰여있다.
극 중에서 광대 공길은 연산군에게 몸을 팔아 종4품 벼술인 ‘이’를 하사받는다.
연산군은 동성애 행각을 넘어서 공길의 등줄기에 채찍을 내리치는 등 가학적 행위까지 서슴치 않는 인물. 연산군은 채홍사(採紅使)를 전국에 파견해 미녀들을 징발하고 장악원(掌樂院)에서 기녀를 조직적으로 양성했으며 사대부 여인들과도 관계를 갖는 등 패륜적인 엽색행각으로 악명을 떨쳤다.
‘이’ 대본과 연출을 맡은 김태웅의 기발한 상상력과 젊은 감각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낼 것이며 한여름 밤의 무더위도 시원하게 씻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작품은 2000년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 5위에 뽑혔으며 한국연극협회로부터 희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90-0471
/군포=설문섭기자 mssul@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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