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 ‘행복한 사람, 그래서 ‘움직이는 명상가’로 자칭하는 프랑스의 동·식물 학자이자 하이커 이브 파칼레(56).
그의 행복론이자 수상록인 ‘걷는 행복’이 출판사 궁리에서 출간됐다.
“나는 확신한다. 걷는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은유라는 것을. 어떤 것도 이보다 간단하지 않으며, 어떤 것도 이보다 복잡하지 않다. 어떤 것도 이보다 더 평범하지도,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으며, 고통과 기쁨이 혼재되어 있지 않다”.
저자는 사람이란 걸어다니며 생각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믿고 있다. 걷고있는 그는 온갖 생각들과 친구하며 논다.
그는 걸으면서 랭보와 키츠를 만나고, 길가의 꽃 향기에 취하며, 고속도로보다 야생의 오솔길을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속도의 강박증에 걸려버린 사회를 능멸하는 주정뱅이의 걸음걸이를 찬양한다. 또 매일 6시간 동안 80년을 걷는다면 지구를 22바퀴 이상 돌 수 있다는 사실을 계산하면서 스스로 놀라워 하고, 설원에서 신발을 벗은채 마치 갈색곰이나 된듯 발가락이 아닌 발바닥으로 대지를 짚어가며 꿀과 암양의 넓적다리 고기를 욕망한다.
흔히 노동으로 간주하기 쉬운 걷기를 즐거움과 쾌락으로, 명상으로 바꾼 사람답게, 생각과 상상력의 폭이 범상치 않다.
저자는 윤선도의 ‘내 벗이 몇인고 하니…’로 시작되는 ‘오우가’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가 후렴구로 나오는 ‘어부사시사’를 읽고나서는 한국에서 걷기를 꿈꾼다.
“산책이 주는 기적의 힘을 빌어 나는 4세기를 거슬러 올라, 1만㎞나 떨어진 곳에서, 얼굴은 모르지만 그 마음은 통할 것 같은 사람과 어깨동무하며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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