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와 그 해체의 합일’로 작업형태를 설명하는 작가 강신덕의 전시회가 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25일까지 열린다.
마치 퇴적된 돌들이 쌓이듯이 음과 양의 결합처럼 자연스러운 맞물림을 추구하는 듯 해체는 합일을 염두에 둔 해체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 부분들이 무조건적으로 합일되어야만 하나의 완성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각 부분들은 그 나름대로의 존재방식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조각 형상들은 무언가 구체적 대상을 본따지 않은 추상적인 것이지만 이지적이고 관념적인 추상의 세계에 고고히 서있기보다는 구부리고 끼워져 건드리면 움직이거나 빠져버릴 것 같은 구체적 감각과 현실의 물리적 힘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또한 조각이 가진 고전적 특성중 하나인 촉각적 매력을 작업에 부여하고 있는데 가서 만져보고 빼보고 다시 끼워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녀의 조각은 매우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사고가 바탕이 된다고 볼 수 있다는 평이다.
작가에게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한국적인 조형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 일단 동양적인 자연성과 순환성의 테마를 가지고 있고 형태면에서도 우리들 눈에 익숙한 모양들이 담겨져 있는데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이나 바위들의 모양이 바로 그것이다.
현수미씨(미술이론)는 “그의 조각에서 공간의 감각은 시원스레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간신히 보여지는 틈새의 느낌, 애초에 하나였던 자신들을 확인하는 듯한 긴밀한 조응의 감각이 그 틈새에서 일어난다”면서 “그가 보여주는 조형공간이 물리적인 측면에서는 제한성이 있지만 심리적으론 전혀 자유로움이 손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779-3835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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