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극 '무너진 사랑탑아' 수원 공연

‘번지없는 주막’, ‘울고넘는 박달재’, ‘비내리는 고모령’등 새로운 연극의 장을 마련한 극단 가교가 서울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악극 ‘무너진 사랑탑아’(연출 강대진)를 수원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올린다.

17, 18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공연은 국내 최고의 악극배우 최주봉 윤문식 김진태 박인환 양재성 등의 구성진 노래와 재치 넘치는 입담이 관객의 시선을 모으고, 주역을 맡은 김주승 박상아의 신선함도 기대된다.

경성제대 대학생 영진(김주승 분)과 정애(박상아 분)는 순수한 사랑의 싹을 키우지만 몰락하는 집안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떠밀린 정애는 사랑하는 남자와 고향을 뒤로 한 채 악덕 고리대금업자 천정팔의 후처로 들어가게 되고…

요양차 고향을 떠난다는 정애의 거짓을 진실로 믿었던 영진에게 친구 치석과 낙천은 자신들의 외투와 구두를 벗어주며 영진이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떠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사랑을 포기한 채 집안을 위해 희생하기로 마음먹은 정애를 만난 영진은 그녀의 행복을 빌며 사랑에 배반당한 아픔을 삼킨 채 발길을 돌린다.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후 고리대금업자에게 팔려간 정애는 옛 애인을 잊지못한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사랑의 아픔에 복수하고자 천정팔 보다도 더 악독한 사채업자가 된다.

이 악극은 사랑하는 연인을 눈 앞에 두고도 가난 때문에 사랑을 외면해야 하는 여주인공과 그녀의 경제적 고통을 해결할 능력이 없어 눈물을 삼키며 발길을 돌려야만하는 영진의 기구한 인생역정이 심금을 울린다.

한편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악극은 민족의 설움이나 울분, 민족의 한을 담아 노래와 춤을 갖춘 희곡을 가미해 한국적인 연극형태로 발전시켰으며, 한국 뮤지컬의 시초로써 40대 이상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며 가장 주목받는 성인 연극으로 자리잡았다.

효도선물로 각광받는 이번 공연에는 20년 이상을 한 음악에만 종사한 한국 최고의 화음을 자랑하는 12인조 브라스밴드가 참여해 현장감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공연시간 17일 오후4 7시30분, 18일 오후 3시6시30분 입장료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232-5642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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