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역사(役事)인 인천국제공항 개항이 27일로 D-30일을 맞는다.
1992년 11월 동아시아 교통·물류 중심기지의 건설을 내세우며 무려 5조7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인천공항은 착공, 8년4개월만인 다음달 29일 문을 열고 ‘동북아 허브(Hub)공항’으로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시간과 정보가 모든 활동의 새로운 자원으로 평가되는 미래사회에서 최첨단 시설과 복합적인 지원 기능으로 세계 인류의 시간가치를 높일 인천공항을 개항에 앞서 미리 돌아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인천의 서쪽 끝에서 3㎞ 남짓 떨어진 영종도와 인근 섬 용유도 사이 바다를 메워 1천700만평의 매립지에 조성된 인천공항은 개항 마무리 작업으로 분주하다.
모든 시스템이 첨단화된 명실상부한 21C형 세계속의 공항으로 건설된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Hub)공항’을 추구한다. 어느 곳에서든 인천공항까지만 오면 전세계 곳곳으로 연결 가능한 풍부한 노선을 갖춘 동북아 최고의 중추공항이 그것이다.
◇주요시설과 처리능력◇
인천공항의 주요시설 가운데 여객터미널은 단일 공항 건물로는 세계최대 규모. 연면적 15만평으로 잠실운동장의 60배에 달한다. 총 270개의 체크인 카운터를 갖추고 있으며 시간당 6천400명의 여객을 처리하게 된다.
관제탑의 높이는 100.4m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다. 리히터 규모 7의 강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초속 25m의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인천공항공사측의 설명이다.
활주로는 현재 2개. 각각 길이 3천750m, 폭 84m로 아스콘 두께만도 1m를 넘는다.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600인승 이상 초대형 항공기의 이착륙까지도 가능토록 만들어졌다.
활주로 동쪽에는 연간 205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항공기 24대수용 가능)이 있고 여객터미널 앞쪽에는 5천대의 차량을 동시 주차시킬 수 있는 교통센터(지상 2층, 지하 4층)가 자리잡고 있다.
인천공항은 1단계 공사가 완공, 개항되면 연간 17만회 운항에 2천700만명의 승객, 170만t의 화물처리 능력을 갖게된다. 현재 국내외 47개 항공사가 취항 예정이다.
◇발전계획◇
인천공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하반기부터 2단계 공사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오는 2020년까지 모두 4단계에 걸친 확장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0년 인천국제공항은 기존의 2개 활주로를 합쳐 길이 3천750m∼4천200m에 달하는 메머드급 활주로 4개를 갖추게 된다.
또 기존 시설을 포함해 초대형 여객터미널 2개, 탑승동 6개 등이 추가로 들어선다.
연간 운항횟수는 53만회로 늘어나 1억명의 승객을 실어나르게 되며, 화물운송은 7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등 엄청난 처리능력을 지니게 된다.
현재 세계 최대 여객수송능력을 지닌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항의 연간 7천만명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45만평의 국제업무지역과 264만여평의 거대한 배후지원단지도 들어선다.
◇동북아 허브(Hub)공항 경쟁
인천공항은 지난 94∼99년 앞다퉈 개항한 이웃나라의 경쟁 공항보다 후발주자이면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경쟁공항은 일본 간사이(關西), 홍콩 첵랍콕, 중국 푸둥(浦東) 등으로 우선 지정학정으로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인구 2천만명의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비행거리 3시간30분 반경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를 43개나 보유하고 있다.
또 개항 첫해 인천공항의 시설사용료(B747-400 항공기가 공항 시설을 2시간 이용하는 비용·Turnaround charge)는 간사이(8천844달러)나 첵랍콕(5천63달러), 푸둥(5천807달러) 등 주변 공항보다 훨씬 싼 2천800달러로 결정됐다.
이처럼 사용료가 낮은 것은 개항 초기 외국 항공사를 적극 유치키 위한 영업전략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측의 요구 등도 작용했지만 다른 경쟁공항에 비해 공항건설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천공항의 공사비(45억달러)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푸둥공항을 빼면 간사이(135억달러)나 첵랍콕(12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비교적 얕은 바다를 매립해 조성했기 때문이다.
◇개항준비
세계 선진 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인천공항은 개항 초기 빚어질 수 있는 운영상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종합시운전을 하고 있다.
실제와 유사한 상황속에서 운용능력 등을 테스트하는 시험운영은 첵랍콕공항 등의 개항 준비에 참여했던 독일계 공항운영 컨설팅회사인 ‘DLIA’사가 작성한 150여가지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활주로상에서의 항공기 엔진고장, 공항내 전력공급 중단, 종합 정보시스템 이상, 폭설시 항공기 제빙 등 공항내에서 있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비상상황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공항 업무의 핵심인 출·입국 수속 등 여행자 관련 사항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속에 실시되고 있다.
하루에 동원되는 자원봉사자 수는 그날 실행되는 시나리오에 따라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천명 이상이다.
예행연습의 하일라이트는 27일 치러지는 종합시운전. 5천명의 가상승객, 환송객 1만명 등 1만5천명의 인원에 항공기 2대를 동원, 체크인·입출국 절차에서부터 공항내 각종 편의시설 이용까지 실제 공항이용과 똑같이 진행된다.
강동석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천700만평의 부지를 확보한 인천공항은 저렴한 건설비와 모든 시스템의 첨단화 등을 통해 경쟁력이 아주 높다”며 “미주, 유럽의 모든 도시를 1회 비행으로 갈 수 있는 최단 코스로서 세계속의 공항으로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인천국제공항 추진 일지
1990년-영종도 건설입지로 선정
1992년 6월-기본계획 고시
1992년 11월-부지조성 착공
1994년 9월-신공항 건설공단 설립
1996년 3월- ‘인천국제공항’ 명칭 확정
1996년 5월-여객터미널 및 활주로공사 착공
1999년 2월-인천국제공항공사 설립
2001년 3월-1단계 완공, 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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