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언어 퍼포먼스 ‘도깨비 스톰' 공연

‘난타’에 이은 또 하나의 비언어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로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도깨비 스톰(Tokebi Storm)’이 다음달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홀에서 공연중이다.

미루 스테이지의 ‘도깨비 스톰’(연출 예인동)은 국내 공연물로는 처음으로 샘플 공연만으로 홍콩, 미국, 캐나다 등과 수출계약을 맺어 관심을 모았던 작품. ‘난타’를 능가하는 ‘기교적인 소리’로 ‘난타’의 아성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점도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난타’가 주방을 무대로 삼은 데 반해 ‘도깨비 스톰’의 배경은 가상의 도깨비 세계. 회사에서 야근을 하던 두 회사원이 꿈 속에서 5명의 도깨비와 만나 한바탕 신나는 난장판을 벌인다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

이에 따라 ‘난타’처럼 현대적인 주방용품 대신 도리깨, 키, 절구, 떡판, 채 등 전통 농기구나 대나무, 항아리 등을 활용한 악기가 사용된다.

두 회사원이 도깨비들과 어울려 서로 대결을 벌이기도 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여기에 장난기 넘치거나 어리숙한 도깨비들과 무뚝뚝하고 엄한 대장 도깨비의 캐릭터가 얽혀든다.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풍물연주 경력 최소 5년 이상인 타악연주단인 풍무악단원들이 선사하는 화끈한 소리. ‘난타’나 ‘스텀프’의 코믹한 요소나 기발한 아이디어에 비해 ‘도깨비 스톰’은 소리 그 자체에 비중을 뒀다.

애초 공연 전부터 무엇보다도 ‘음악적 요소’를 내세웠던 만큼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셈이다. 자진모리, 굿거리, 휘모리 등 다양한 전통 장단을 변조한 이들의 소리는 사물놀이의 신명을 그대로 전한다.

현란하게 악기를 두드리는 손놀림은 그 자체로 볼거리가 되며 관객을 무대로 불러내거나 반응을 유도해 객석과 호흡을 함께하려 한 점도 눈에 띈다. 몇몇 등장인물의 독특한 개성이 빚어내는 웃음도 공연을 재미있게 한다. (02)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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