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꿀 건 다 바꾸자’한국축구의 체질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명제가 됐다.
제12회 아시안컵대회에서 한국은 결승행 좌절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 못지않게 경기 내용면에서 지난 달 시드니올림픽 본선보다 못한 부진을 보여 실망감을 더했다.
집행부와 감독교체라는 여론은 이미 올림픽이 끝난 뒤 들끓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시기와 명분을 내세워 허정무 감독을 재신임했고 그 결과는 ‘설마’에서 ‘역시’로나타났다.
한국은 이번에 올림픽 베스트와 일본 등 해외파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개인기 부족과 전술 부재 등 올림픽에서 노출됐던 고질적인 문제점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
특히 대표팀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참가국들의 전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잇따라 발목이 잡혀 변명의 여지조차 없게 됐다.
이제 축구협회는 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왔고 허 감독의 대안이 없다는 ‘패배주의적’ 논리를 앞세워 대표팀 개편을 미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협회는 지금부터라도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기술위원회라는 장막을 치고 학연에 얽매이는 폐쇄적인 행정을 타파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겸허한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감독 문제 또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면 외국인이라도 적극 영입해 2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전력 극대화를 이룰 수 있는 대책을 내놓고 이참에 10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 장기적 플랜도 제시해야 한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집행부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 대표팀이 새 체제 아래 정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함은 물론이다.
축구팬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축구의 미래에 힘을 쏟는 축구협회를 기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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