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원농약, 수돗물 안전은?

팔당상수도 취수원에서 WHO(세계보건기구) 허용기준치보다 최고 1천970배나 초과한 각종 농약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충격이다. 국회건설교통위가 국감자료로 입수한 수자원공사의 조사에서 이같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조사는 지난 98년 한해동안 4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중금속 오염으로까지 발전시켜 호흡곤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일으키는 농약성분은 물론 정수과정에서 걸러낼 것으로 믿고 싶지만 가뜩이나 불신받는 수돗물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다.

팔당상수원은 그렇지 않아도 산업폐수, 생활오폐수의 오염으로 3급수 전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설상가상으로 농약까지 뒤범벅 된 것으로 나타나 상수원기능을 의심케 한다. 청정의 수돗물은 청정의 원수에서 시작되는 사실을 새삼 더 강조할 필요는 없다. 정수과정이 아무리 철저하다 하여도 취수원이 오염돼서는 감히 식수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환경부가 의뢰해 한국과학기술원이 실시한

조사항목에서 농약은 제외돼 기준치마저 없는 것은 이만저만한 허점이 아니다. 정부는 WHO에 준하는 기준치를 설정, 시급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농약오염은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벼농사에 뿌려지는 농약, 또 하나는 골프장잔디에 뿌려지는 농약이 지천을 통해 흘러드는 것으로 농약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이다. 벼농사의 농약사용은 면역성으로 인해 해마다 사용량이 늘면서 농도가 짙어가고 있다. 이로인하여 점차 청정영농이 강조되는 추세이긴 하다. 벼농사의 청정영농화는 정부가 따로 추진할 특단의 장기과제인 반면에 골프장 농약사용은

자치단체가 당장이라도 규제할 수 있는 단기과제인 점에서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골프장의 맹독성농약 과다사용은 작금이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있어왔다. WHO가 사용을 금한 초맹독성 농약까지 사용해 말썽이 된게 한두번이 아니다. 이같은 폐습이 지금은 고쳐졌다고 보긴 심히 어렵다.

경기도는 특히 골프장 천국으로 소문날만큼 골프장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팔당상수원의 농약오염문제에 골프장을 제쳐두고 말할수는 없다. 골프장 농약사용규제는 2천만 수도권시민의 식수보호와 직결된다. 정부는 물론 도 당국의 각별한 대책이 시급하다. 아울러 수돗물의 안전여부를 당장 수요가들에게 확인시켜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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