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취업 주부들

유흥업소 취업주부는 IMF가 시작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회현상이다. IMF충격은 이제 고비를 넘겼다지만 여전한 불황체감의 서민경제는 더 나빠질 전망이다. 30∼40대 주부의 유흥업소 접대부 취업은 도덕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맞다. 흔히 말하는 바람기 있는 ‘여편네’가 돈을 쉽게 벌려는 것으로 인식된 것이 통념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저마다의 사정은 있다. 성남 술집화재참사에서 희생된 취업주부들의 애절한 사연은 누가 그녀들에게 돌을 던질수 있겠는가를 생각케 한다.

“엄마! 대학같은거 안가도 돼요… 제발 눈좀 떠봐요!” “좀 있으면 컴퓨터를 사준다더니…” “월세방에서 전세를 얻겠다고 그렇게 기를 쓰더니만…” 영안실을 울리는 자녀등 유족들의 울부짖음속에서 이시대 사회상의 슬픈 단면을 새삼 발견한다. 자녀들에겐 비록 술집접대부로 나간 사실조차 처음 알게된 일이겠지만 낮엔 살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허드렛일보다는 수입이 낫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손님들 술시중을 든 가장 어머니가 더할수 없이 소중한 것이다.

물론 빈곤으로부터의 완전 해방은 아무리 국태민안해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익부 빈익빈 심화의 사회구조는 소득재분배에 심한 왜곡을 빚어 문제가 우심하다. 장밋빛 여권신장론은 만발해도 한달에 기껏 100만∼200만원 벌이를 위한 이들에게 다른 일거리를 주어 생업을 돌릴수 있는 생계형 여성정책은 찾아볼수 없다. 이같은 여성정책수립은 당연히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조직에 명색이 여성부를 신설한다거나 사회복지증진을 말하는 정부가 영세 주부가장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없는 것은 유감이다. 물론 어떤 시책이 서있어도 딴길로 갈 사람은 가겠지만 이런 것을 구실삼아 원칙을 외면한다면 정책빈곤을 드러내는 것 밖에 안된다.

그늘진 사회단면은 어찌 이들뿐이겠는가. 돌아보면 당장 점심굶는 아이들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복지, 여성정책문제는 이토록 어렵고도 어렵다. 하지만 국가의 궁극적 목적은 이런 일을 하기위해 존재한다. 성남 화재참사 사건을 계기로 보는 유흥업소 취업 주부문제 또한 이런 차원에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해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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