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베니스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은 클린트이스트우드의 노련한 말년연기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SF영화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14일 개봉된다.
서부개척시대의 총잡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세기가 바뀌자 돌연 우주선에 몸을 싣고 우주의 카우보이로 분했다. 여기에 연출과 제작까지 맡았다. 그는 이 영화를 포함해 지금까지 22편의 영화를 연출했고, 15편의 영화를 제작한 경력이 있다.
1958년 미공군 정예조종사팀인 ‘데덜라스’ 멤버인 프랭크 코빈(클린트 이스트우드), 호크 호킨스(토미 리 존스), 제리 오닐(도널드 서덜랜드), 탱크 설리번(제임스가너)은 이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돼 있다.
42년전 우주를 최초로 비행할 꿈에 부풀어 훈련에 몰두하던 동료들이다. 비록 새로 발족된 NASA(미항공우주국)로 우주탐험 프로젝트가 넘어가는 바람에 무산되긴 했지만.
이들에게 젊은 날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시킬 기회가 극적으로 찾아온다. 지구궤도를 돌고 있던 구소련의 통신위성이 아이콘의 유도체 시스템 고장으로 지구로 근접해 오고 있었던 것.
다급해진 NASA는 이 아이콘의 유도체를 설계한 프랭크를 찾게 되고, 프랭크는 과거 ‘데덜라스’동료들과 함께 가는 조건을 제시한다. 그렇게 다시 한자리에 모인 노년의 ‘데덜라스’멤버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비행훈련을 견뎌내고 우주비행에 나서 뜻하지 않은 난관에 직면한다.
일흔을 넘긴 노인들이 평생 가슴에 묻어둔 꿈을 실현시켜가는 과정이 차분하게 그려져 있다. 노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런 ‘황혼의 영웅’을 앞으로도 계속 그려가고 싶은 것 같다.
패기에 찬 젊은이들과 경험많고 노련한 노인들의 행동과 상황대처 능력을 대비시켜 애송이들과 그들의 지식의 한계를 조롱하는 대목을 영화 곳곳에 배치해 둔데서도 그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노년의 식을줄 모르는 열정, 푸근하고 넉넉한 위트와 여유가 영화에 넘쳐 나는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우주공간의 스펙터클은 또다른 볼거리. NASA의 존슨 우주센터와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촬영이 주로 이뤄졌다. 컴퓨터 그래픽도 동원됐음은 물론이다. /이형복기자 mercury 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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