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서거 200주년 학술대회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을 맞아 정조사상연구회(회장 이대균)와 경기사학회(회장 최홍규) 공동 주최로 ‘정조와 화성’이란 주제의 학술대회가 지난 11일 열렸다. 수원 유림회관에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는 서굉일 교수(한신대) 사회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을 벌였다.

성곽도시 화성은 조선후기 근대적인 신도시였으며 정조시대의 사상과 과학기술이 집약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도시기반시설로서 식목과 조경정책을 새롭게 조명한 것이 관심을 모았다.

주제발표에는 최홍규 교수(경기대)가 ‘정조대 화성에 대한 식목과 조경정책’을, 유봉학 교수(한신대)가 ‘정조시대 북학론의 대두와 사상적 갈등’을, 문중양 교수(서울대)가 ‘정조대 과학기술의 추이’를 발표했다.

최홍규 교수는 화성 신도시가 건립되면서 대규모의 수리시설이 축조되는 동시에 주변경관과 조화될 수 있는 식목·조경사업의 추진을 구체적인 사례와 문헌을 들어 설명했다.

‘윤음’에 보면 정조 22년 현륭원의 송충이잡이·나뭇가지 베기 등 식목과 보호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화성성역의궤’에는 정조 18년부터 21년까지 성내에 위치한 매향동, 팔달산, 전성내둔, 수원천 양쪽 가장자리 등과 성밖의 용연, 유화정 이북 노송지대에 이르기까지 매년 춘추로 7차례에 걸쳐 조직적인 식목·화초 종식은 물론 조경공역이 이뤄졌다.

또한 신도시 화성과 외곽지역에 만석거, 만년제, 축만제 등 대규모 수리시설인 3대 제언의 제방에 버드나무와 꽃나무, 수변에는 연을 재배하여 늦봄에서 여름까지 홍백의 연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유봉학 교수는 ‘정조시대 북학론의 대두와 사상적 갈등’이란 주제발표를 했다.

정조는 병자호란에 무력하게 무릎을 꿇었던 정신적 상처를 북벌대의론과 정 중화문화의 유일한 계승자로서의 자기확인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그 결과 정조 즉위이후 북학론이 정조측근인 학자들의 사상적 공감대로 자리잡고, 서울의 정계와 학계에서 북학과 서학의 추구가 노골화되자 기존 학계와 사상의 마찰이 불가피했다.

그후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오랑캐의 연호를 써서 그들에 빌붙은 글이란 지탄을통 받으며 북벌대의론을 거스른 문제의 작품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문중양 교수는 ‘정조대 과학기술의 추이와 성격’을 정부내에 천문역산 활동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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