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공포택시

교통 사고로 죽은 사람들이 귀신이 돼 한밤중에 택시를 몰며 도로를 질주하고 다닌다는 독특한 소재를 택한 ‘공포택시’는 재미있을 뻔한 영화였다.

그러나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관객들로부터 한번의 웃음도, 한번의 비명도 끌어내지 못한 채 긴 침묵 속에 막을 내린다.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의 연출부와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의 조감독을 거친 허승준 감독의 데뷔작.

택시기사 ‘길남(이서진 분)’은 백 한 송이의 장미와 반지를 싣고 여자 친구 ‘유정(최유정)’에게 청혼을 하러 가던 중 사고를 당해 숨진다. 죽어서까지 유정을 잊지못한 길남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병수(임호)’가 귀신들 사이에서도 무서운 존재인 ‘사마귀’(김원범)에게 영혼을 빼앗겨 유정을 죽이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유정을 보호하려고 한다.

여기에 영어를 남발하는 ‘오케이’ 귀신과 뺑소니 택시에 목숨을 잃은 어른 같은 소녀 ‘나리’, ‘덤 앤 더머’를 연상시키는 경찰 콤비 등 다양한 귀신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엮어간다.

그러나 신인 배우들의 어색하고 과장된 연기와 황당무계한 상황 설정 등에 가려 그 어떤 캐릭터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특히 사람의 머리가 땅에 꽂힌다든지 구더기가 가득한 햄버거를 먹는다든지 하는 지극히 만화적인 설정은 웃음을 자아내기보다 상상력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총알 택시의 속도감을 전달하기 위해 6㎜카메라로 공들여 찍은 잦은 질주 장면 역시 화면이 너무 흔들리는 바람에 영화 감상에 오히려 방해가 될 듯. 그나마 자동차 추락신 등을 리얼하게 재현해냈다. 30일 개봉.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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