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역사적인 경의선복원공사 우리측 기공식이 임진각에서 거행된다. 남북이 한자리에서 기공식을 갖지 못한 것은 좀 아쉬움이 있지만 민족적 대경사다. 남북관계개선, 민족화해, 평화통일로 압축되는 6·15 공동선언 이행의 구체적 결실사업이 오늘 기공식을 갖는 경의선복원인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 문산∼장단사이 12㎞ 남측구간과 함께 장단∼봉동사이 8㎞ 북측구간등 20㎞의 중단구간에 대한 복원공사가 완공되면 실로 분단 56년만에 통일열차가 달리는 민족적 감격을 가슴에 품게 된다.
역사의 대전환이다. 냉전과 불신에서 화합과 신뢰로, 반목과 갈등에서 협력과 이해로 새로운 민족자존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 우리시대의 과거 앙금에 매달려 지구상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불행한 민족사를 후손들에게 더 물려줄수는 없다. 진정 민족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남북사업에 주저가 있어선 안된다. 목전의 이해관계에 급급하거나 상대를 의심해서는 아무 일도 못한다. 모든 것을 후세를 위한 먼 안목으로 내다봐야 하는 것이다. 경의선 열차의 남북운행은 곧 통일의 첫 걸음이다. 경부·호남선과 함께 한반도를 종단, 유라시아 횡단으로 연결되는 경의선은 민족중흥과 번영의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동족상잔의 재현을 의미하는 지뢰밭을 걷어내고 통일의 디딤철을 놓는 복원공사는 큰 의의만큼이나 적잖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공사기간중 미처 예측지 못한 갖가지 난관이 돌출할 것도 예상된다. 그러나 그 어떤 어려움도 민족의 장래에 우선할 수는 없다. 남북 최고 당국자는 후세에 평가받을 불변의 민족사업으로 초지일관, 내년 가을쯤에는 비무장지대를 거쳐 남에선 개성∼사리원∼평양∼안주∼신의주를, 북에서는 문산∼의정부∼서울을 왕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경의선은 물류등 경제협력측면 뿐만이 아니고 이산가족의 만남의 길로도 이용돼야 하며 나아가선 남북소통의 자유로운 통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남북을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외국인들에게 개방하는 것도 좋다.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굳게 잠긴 분단의 벽 일각을 허무는 것이 경의선 부활이다. 비록 기공식은 함께 하지 못했어도 내년 준공 및 개통식만은 남북이 함께 한자리에 모여 민족의 새 지평을 다같이 경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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