物價불안 방치해선 안돼

하반기 물가가 불안하다. 석유류 제품 가격 상승과 의보수가 인상 등으로 8월 소비자 물가가 올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달에도 기름값이 오른 것을 시발로 의보수가 및 서울·인천 지하철 요금 등 공공요금이 추가 인상됐고 또 일부는 인상대기 중에 있는 등 물가상승 요인이 많이 잠복해 있어 물가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지난달에 비해 경기 1.2% 인천 1.4%올라 연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석유류 제품 등의 가격상승에 따라 공업제품 가격이 지난달 대비 1% 상승하고 의보수가와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3%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달중 의보수가가 지난 7월 9.2%에 이어 6% 추가 인상되고 인천과 서울지하철요금이 지난 1일부터 20% 인상됐다. 또 휘발유 가격이 ℓ당 30원 인상돼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물가 파급효과가 큰 전기료도 올해 안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추석성수품 가격이 연일 뛰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태풍과 호우피해로 농수산물 가격도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중 1.5%대로 안정됐던 물가가 금융불안과 자금경색, 그리고 실물경기 위축속에서 이같이 공공요금과 농산물가격이 들썩이고 있어 물가불안이 한층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정부가 물가안정에 자신감을 갖고 지난 6월 당초의 3%에서 2.5%로 수정한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금융은 경색되는 데도 물가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개혁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인플레 기대심리를 부추기게 될 공공요금 인상은 신중을 기해 무더기로 인상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가는 특히 심리적 영향이 커 사전에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상당히 확산되어 있는 인플레 기대심리를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올 물가억제 목표치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가상승의 근본원인은 과(過)비용에 있으므로 당국은 무엇보다도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에 전력해야 한다. 특히 지지부진한 공공부문의 혁신을 통한 경영합리화로 공공요금인상요인을 흡수토록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