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굿바이 러버’(Goodbye Lover)

롤랑 조페 감독이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말끔히 씻어내려고 작심한 걸까.그의 신작 ‘굿바이 러버’(Goodbye Lover)는 기존의 작품세계와는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분위기도 딴판이다.

‘시티 오브 조이’에서 휴머니즘을 보여준 그가 5년만에 생뚱같은 퓨전장르를 내놓았다. 섹스, 스릴, 코미디가 뒤범벅이 돼 있는데다 도덕과 비도덕,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마구 넘나드는 다분히 도발적인 영화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상상을 불허케 하는 연속적인 반전.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 등장하는 4명의 연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영화 종반부까지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든 탓이다.

400만달러의 보험금을 차지하기 위한 음모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축이다. 귀엽고 발랄하고 매력적이고 섹시한 여자 산드라(패트리샤 아퀘트)는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광고회사 중역인 남편의 형 벤(돈 존스)의 정부(情婦)다.

산드라의 남편인 제이크(더모트 멀로니)는 알코올 중독자로 지위와 명성을 다 잃어버린 뒤 부인의 요염한 자태를 이용해 한몫 챙기려고 머리가 복잡하다. 여기에 벤의 여비서 페기(메리 루이스 파커)와 노련한 여형사까지 이 복잡한 관계에 끼어든다.

교회음악의 장엄한 선율을 배경음악으로 깐 산드라와 벤의 밀회 장면을 비롯해 서로 짝을 바꿔가며 상대를 기만하는 농염함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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