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신시가지 개발(1)

인천 신시가지 개발이 왜곡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당초의 밑그림과는 다르게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앞 광장에서 대형모텔이 대낮부터 버젓히 성업중이고, 주차공간을 감안치 않은 채 빌딩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하루종일 차량들의 경적소리가 끊이질 않는데다, 아파트단지 한복판에서 유흥업소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는 현실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80년대부터 도시개발이 진행중인 시청앞 구월도시설계지구를 비롯 송도신도시, 영종·용유·무의지구, 검단지구 등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 및 대책 등을 3차례로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주>

◇도시개발이 완료된 지역의 실태와 현주소

3일 밤 8시께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계산지구 아파트단지 한복판 상가.

주위에 산재한 아파트 입주민들을 겨냥해 각종 편의점이나 상점들이 들어서야 할 이곳이지만 요즘 땅거미만 지면 라스베가스 부럽지 않은(?) 환락가로 둔갑한지 오래다.

형형색색의 간판과 원색에 가까운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은 귀가하는 직장인들은 물론 청소년들의 소매까지 끌기 일쑤다.

성인전용 나이트클럽에 수없이 많은 단란주점, 접대부를 고용한 음식점….

아무리 눈을 씻고 들러봐도 정육점이나 커텐가게, 가전제품 판매점, 비디오대여점, 세탁소 등 상가건물에 있어야 할 가게들의 간판들은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43·회사원)는“물(?)이 좋다는 소문이 퍼져 서울에서도 직장인들이 2차로 이곳으로 원정을 올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일대 유흥업소에선 매일 밤마다 유부남과 유부녀들을 연결해주는 부킹이 성행하고 있고 새벽까지 점잖치 못한 만남들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시각대 인천시청앞 광장.

침침한 가로등 아래 벤치 곳곳에는 고등학생으로 들어 보이는 10대들이 술판을 벌여 놓고 있었으며 광장에 삐뚤삐뚤하게 세워놓은 차량들로 인해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급하게 핸들을 꺽는 모습들이 심심찮게 목격됐으며 빌딩들 사이 공간(가로공원)에 건립된 일부 조형물들도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었다.

특히 수인산업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만수로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차량들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이면도로마다 양쪽 1개 차선은 아예 주차장으로 전락, 하루종일 차량들의 경적소리로 아우성을 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뒷골목 속칭‘먹자골목’에는 밴뎅이회집을 비롯 술을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해 밤 늦도록 술꾼들의 아우성이 북적된다.

밤뿐만 아니라 대낮도 낯 뜨거운 광경들이 쉽게 발견된다.

광장 옆구리에 들어선 대형 숙박업소들은 대낮부터 빈 방이 없을 정도다.

여관들 인근에는 농협시지부와 종합병원, 보험회사 빌딩 등이 즐비한데도 이같은 분위기 탓인지 오후 일찍부터 술렁거린다.

이같은 분위기는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와 비교하면 아마추어 수준이다.

송도앞바다에서 인천상륙작전기념관 뒷편 청량산 언덕을 바라보면 이곳이 아파트단지인지 환락가인지 쉽게 구분이 되질 않는다.

오히려 아파트나 개인주택들이 누가 볼까봐 수줍어 숨어 있는 것 같다.

미화원 신모씨(55)는“도시가 팽창될수록 대형 유흥업소들만 느는 것 같다”며“새벽에 청소할 때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들을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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