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3 개각 당시, 본란은 박태준 내각에 별 기대를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오는 4·13 총선이면 3개월을 넘긴다.
그동안 박총리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본다. 정부가 국부유출의 선거쟁점 광고로 중앙선관위의 경고를 받은 것을 보면 다만 한가닥 기대했던 총선중립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음을 의심케 한다.
요즘의 박총리를 보면 수행총리를 연상한다. 대통령의 업무보고 청취를 수행하는 것이 흡사 직분의 모든것인 것처럼 보인다. 하필이면 각 부처의 새해 업무보고를 미루었다가 1·4분기가 다 지나고 총선열기가 한창인 지금에야 하는 것인지 그것도 이상하다. 어떻든 대통령이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 수행은 해야겠지만 그밖의 박태준총리 위상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통령중심제에서 총리의 역할에 한계가 있음을 모르지 않으나 박총리는 특히 정치적으로 이상한 존재가 돼 있는 것은 유의해야 할 점이다. 알다시피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이미 공동정부파기선언을 했다. 총선후에 다시 복귀하는 일은 있을수 없다고 수차 공언했다. 비록 민주당은 아직 이의 확인을 유보하고 있다해도 제일 먼저 처신을 분명히 해야할 입장인 것이 바로 박총리다. 소속당은 공동정부를 철회, 야당을 자처하는 마당에 그대로 총리에 눌러앉아 있는 모습은 모양상 걸맞지 않다.
물론 자민련이 박총리를 제명하지 않고 민주당정권이 교체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본인이 알아서 탈당을 하거나 사퇴를 해야하는 양자택일의 의무를 미룬채 마냥 세월을 넘기는 것은 더욱 떳떳하지 않다.
총선을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박총리에게 입장표명이 요구된 것은 작금이 아니다. 이미 오래됐다.
설사, 지금 당장 그만둔다해도 추호도 혼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에 사퇴를 하면 총리서리체제로 가도 얼마든지 갈수가 있다. 정당 및 정치인들 저변에 깔린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는것 같아 영 개운치 않다.
각 부처마다 신뢰성이 의문시되는 시혜성 시책을 마구 쏟아내어 신 관권선거란 말을 듣고 있다. 이런 말을 듣는 연유가 박총리의 무력증, 어정쩡한 처신과 무관하지 않나 싶다. 국가의 직위는 정치적 장식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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