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집중과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수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터에 도내 간이상수도 2천100여곳 중 10%이상이 대장균 등에 오염돼 식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심각한 일이다. 경기도 보건환경원이 간이상수도에 대해 3개월마다 실시한 수질검사결과를 보면 작년 1·4분기 214곳, 2·4분기 299곳, 3·4분기 390곳, 4·4분기 238곳 등 분기별마다 모두 10% 이상이 식수부적합판정을 받았다.
국내 최대 상수도 공급원인 팔당호가 경기도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수도권 광역상수도 공급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주민들이 수돗물 혜택은 고사하고 보건을 위협할 만큼 열악한 수질의 지하수를 마셔야 한다는 것은 정말 딱한 일이다. 식수를 지하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광역상수도 밖 주민들의 건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5일 이질환자가 집단발생한 용인시 모현면 능원1리 간이상수도 취수장을 보더라도 그 위생수준은 경악할 만큼 충격적이었다. 경기일보가 엊그제 게재한 취수장 보도사진은 한눈에 그 불결함과 비위생의 정도가 상하수도의 구별이 어려울 만큼 수준이하임을 알 수 있었다.
도로 바로 옆 마른 잡초에 싸인 취수장은 블록이 깨져 하수가 흘러드는가 하면 어떤 취수장 부근엔 건축폐기물과 쓰레기가 방치돼 있고, 산에 설치된 취수장도 다를바 없어 등산로 옆 계곡물이 여과없이 유입되고 있었다. 집수정 바닥엔 토사와 오물이 침전돼 있어 청소도 불량한 상태였다. 이같은 위생수준은 식수부적합판정을 받은 10%이상의 간이상수도도 거의 비슷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보건당국이나 행정기관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주민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켜야 할 당국의 불찰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당국은 자주 식수부적합판정을 받아 꺼림칙한 지하수를 매일 마셔야 하는 주민들의 불안을 하루속히 해소시키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상수도 확장사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물론 그때까지는 간이상수도시설 소독을 철저히 해야함은 물론 오염된 취수원은 폐쇄하고 다시 개발하는 등 깨끗한 물 공급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아무리 총선정국이 어수선하다 해도 국민건강과 직결된 국민의 기본생활수요는 한시라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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