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 먼저 개설됐으니 소음과 진음 등은 감수해야 한다는 철도청의 답변이 도저히 이해되질 않습니다.”
경인전철 주변에서 40여년간 살아온 정광섭옹(72·인천시 동구 만석동 69의1)은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전철이 지나갈 때마다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으로 천장에 금이 가고 비가 새는데다 창문틈이 벌어지는등 피해가 심각해 철도청에 수차례 호소했지만 정확한 답변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주택보다 철도가 먼저 설치됐으니 참으라는 궤변으로 한술 더 뜨고 있다는 게 정옹의 주장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이곳에 정착, 20여년 전에 집을 짓고 살아왔는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습니다”
정옹은 철도청측도 진동과 소음이 심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재로선 별다른 방안이 없다는 애매한 회신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청 하청업체 모 과장은 답변 대신 심한 욕설로 모욕감까지 안겨 줬다는 게 정옹의 호소다.
철도청이 이처럼 별다른 대안을 마련해주지 않자 정옹은 인천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띄웠다.
별다른 방안을 강구해주지 못하고 있는 점에선 인천시도 철도청과 마찬가지.
시 관계자는 “전철주변 민원문제는 철도청 소관업무여서 해결해주기 어렵다”며 “철도청은 물론 다른 관련기관들과 계속 협의하는 방안 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정옹은 “서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아 울화통이 치민다”며 “소수의 목소리라도 귀담아 듣는 행정이 과연 언제쯤 구현될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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