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와 나란히 걸린 북한의 인공기 사진과 함께 국화 ‘목란’을 설명한 초등학교의 ‘통일’관련 부교재가 나온 것을 보면 우리의 ‘햇볕정책’덕분인지 북한의 ‘식견있는 지도자’때문인지 아무튼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38명의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이 집필한 이 ‘통일’부교재는 평양소녀 ‘해님이’와 서울소년 ‘해돌이’가 등장, 북한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는데, 1학년 교재는 해님이가 북한 언어인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고려의사(한의사)를 해돌이에게 가르쳐주는 만화도 곁들였다.
2학년 교재에는 북한의 2개 방송국 어린이 프로그램을 상세히 소개했으며 3·4학년 교재에는 ‘5장6기’가 들어 있다. ‘5장6기’는 북한 주민이 가지고 싶어 하는 이불장, 옷장, TV수상기, 사진기 등 생활필수품을 줄인말이라고 한다.
평양 시가지와 북한의 행정구역을 그림으로 자세히 보여주고 ‘북한을 바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통일의 장애’라는 문구를 달아 놓았다.
“해님아, 사슬돈 잘 받아서 놀지 말고 인차 와야 한다”는 말은 5·6학년 교재에 있는데 ‘사슬돈’은 ‘거스름 돈’이고 ‘인차’는 ‘곧’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닭공장(양계장), 직승비행기(헬리콥터) 외동옷(원피스) 등 재미있는 북한 말도 실려 있다.
여기에 더 신선한 소식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월 26일 ‘통일’교재를 인정도서로 채택하고 학교장 재량에 따라 부교재로 선정, ‘통일’교육을 시키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제 2000년대 어린이들은 북한 하면 얼굴이 새빨간 빨갱이, 또는 뿔이 몇개씩 달린 도깨비, 붉은 늑대를 연상하는 등의 불행은 겪지 않게 되었다.
이 ‘통일’부교재가 서울을 비롯 전국 초등학교에서 얼마나 채택될는지 궁금하지만 대북 교육은 적(敵) 개념이 아닌 ‘민족개념’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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