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2여 공조파기 공식 선언

자민련이 2여 공조파기를 공식 선언, 97년 대선과정에서 꾸려진 공동정부가 2년여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자민련 이한동총재는 24일 김종필 명예총재가 배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당은 공동여당의 길을 완전 포기하고 독자적인 야당의 길로 가겠다”면서 “오늘부터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운영이나 연합공천은 더이상 없다”고 밝혔다.

이총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대화합해 희망의 새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 공동정권의 목표이자 국민과의 약속이었다”면서 “그러나 이 약속은 민주당에 의해 철저히 파기됐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공조파기 이유로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배제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대상자 발표에 대한 김대중대통령의 인정 ▲이인제 선대위원장의 논산·금산 공천 ▲보안법 위반전력의 386세대 대거 공천등 4가지를 들었다.

이총재는 이어 “우리는 반드시 보수대통합을 이룩하고 당의 노선과 21세기 통일로 가는 새로운 비젼을 국민에게 제시함으로써 이번 총선에서 당당하게 독자적인 힘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총선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총재는 “정부 및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당소속 공직자는 이제 각자의 판단에 따라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동정부의 상징인 박태준총리의 사퇴등 정부파견인사들에 대한 즉각적인 철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총리는 사퇴보다는 총리직 수행에 당적이 문제가 있을 경우 탈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총재는 이번 공조파기 선언이 총선을 의식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결코 총선전에서 표를 얻겠다는 일시적인 전략이 아니다”라고 분명한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측 인사들에 대한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공동정부 철수쪽보다는 총선에서 선명성 경쟁에서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적인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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