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부터 초·중·고교의 영어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영어수업을 완전히 영어로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초중고에서 영어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나, 실용성 없는 문법 교육에만 치중하여 회화중심의 영어교육을 함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의도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교육부는 주당 4시간 이상 영어수업 가운데 최소한 1시간 이상을 의무적으로 영어로만 수업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영어수업이 실질적이지 못하고 형식에 치우진 것을 교육부가 뒤늦게나마 실용성 있는 현장중심의 교육으로 전화시키겠다는 영어교육 강화책은 비록 뒤늦은 감은 있으나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시키기 위하여 사전에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는가 하면, 또한 지나치게 영어교육을 강조할 때 생기는 문제점도 검토해야 될 것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교육에 필요한 예산 확보이다. 생활 영어 교육을 담당할 원어민(原語民) 교사의 확보, 현재 영어 교사에 대한 재교육, 그리고 각종 시청각 시설 구비를 위한 막대한 예산의 확보이다. 현재 전국에는 원어민 교사가 불과 200명도 되지 않고 있다. 이를 IMF 이전 수준인 600명 정도까지 확보하는데도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원어민 교사의 확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단순히 영어를 한다는 조건만 가지고 채용할 수는 없다. 말 못하는 영어교사를 재교육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영어연수를 대폭 늘린다고 하나 이것 역시 예산확보와 교육 프로그램이 전제되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어 교육에 대한 교육 목적이다. 전 지구촌이 세계화되어 영어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며, 또한 우리 교육도 이런 추세에 맞추어야 된다. 그러나 교육은 기본적으로 민족 주체성에 기본을 두고 실용적인 교육이 부가되어야 한다. 최근 뿌리 없는 한국 교육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영어 교육만을 강조하는 것이 잘못하면 한국교육의 목표를 오도(誤導) 시키는 것이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야 될 것이다. 교육의 세계화와 더불어 한국 교육의 뿌리를 찾는 작업도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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