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경기도 마라톤이 새천년 들어 힘찬 기지개를 켜며 중흥의 서곡을 울리기 시작했다.
경기도 성인 마라톤은 지난 90년대 선수 기근과 팀 부족으로 ‘육상 雄道’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암흑기를 보냈었다.
그러나 최근 남녀 시·군청팀의 잇따른 장거리 선수 육성과 올 해 경기도청이 마라톤 팀을 재창단하면서 80년대 화려했던 경기마라톤의 명성이 재현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마라톤 부활의 서막은 20일 전남 광양에서 열린 2000 실업단대항하프마라톤대회에서 올랐다.
이 대회에서 남자부의 ‘늦깎이 스타’ 이홍국(28·수원시청)은 예상을 뒤엎고 1시간05분57초로 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으며, 여자부에서는 무명의 신예 최경희(19·경기도청)가 처녀 출전에서 국가대표인 박고은(수자원공사)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과천시청과 경기도청은 남녀 단체 3위에 올라 올 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이 대회에서 경기도 실업팀들이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치 않은 화성군청도 새로 입단한 전소라를 비롯, 장거리 선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도내 마라톤 활성화에 한몫을 담당할 전망이다.
임창열 도지사의 각별한 관심속에 경기도 성인 마라톤 중흥의 기치를 내걸고 새롭게 출발한 경기도청을 중심으로 수원시청, 과천시청, 화성군청, 경찰대 등 도내 실업팀들은 일반 기업체에 비해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 저마다 마라톤선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새천년 새봄 경기마라톤이 활기에 차있다.
경기마라톤의 ‘대부’이자 70년대초 한국신기록 보유자였던 조재형 감독(54·경기도청)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서도 좋은 성적으로 경기도의 5연패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망주의 조기 발굴·육성과 장기적인 투자가 뒤따른다면 멀지 않아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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