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분열로 영남권 중심의 신당 출현이 가시화됨에 따라 16대 총선구도에 변화를 몰고올 신당의 파괴력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4 정당이 어느 정도의 규모와 세력을 갖추게 될지 불분명하고 이같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여론의 향배도 점치기가 이른 상태여서 총선에 미치는 영향과 여야 3당의 구체적인 이해득실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신당의 파괴력은 기본적으로 전국적인 규모로 어느정도 세력을 끌어모을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회창 총재가 주도한 한나라당 공천에 대한 ‘사천(私薦)’ 논쟁과 ‘정치적 신의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해 영남권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결정돼야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의 연대 통합 여부, 간판얼굴의 민심 흡인력, 신당이 내세우는 ‘반DJP(김대중·김종필) 반이회창’ 노선의 호소력, 순조로운 창당 여부 등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PK와 TK의 결집문제와 관련,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구·경북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위천공단 문제 등도 있기 때문에 총선전엔 TK와 PK가 합치기보다는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후 정치권 전반의 합종연횡이 있기 전엔 모두 핵분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영남권이 분열될수록 여권에 유리하다는 희망섞인 전망이고, 또 영남권 민심향배에 따라 단일 신당 출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만큼 TK와 PK가 일사불란한 ‘대오’를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다만 신당의 규모가 어떻게 되든 ‘1여다야’ 구도로 인해 ‘반DJ 전선’이 분열되어 영남권에서 한나라당의 독점적 위상이 흔들리고 수도권에서도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는다면 민주당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데는 정치권의 관측이 일치한다.
신당이 영남권 의석을 얼마나 잠식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이회창 총재측에서 ‘70∼80석으로 줄어드는 것을 각오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전국구 의석감축까지를 감안할 때 제1야당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영남 의석이야 어차피 한나라당과 신당이 나눠갖는다 해도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는 영남표의 분산으로 민주당이 더욱 확실한 반사적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후유증이 불거진 후 실시된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서울과 수도권 영남출신 유권자들의 한나라당 지지도가 급속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 경우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 내건 제1당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영남출신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는 것 못지않게 다른 지역 출신 유권자들이 이 총재의 ‘중진물갈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상쇄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
또한 자민련의 경우 신당과 지지기반이 상당폭 겹치기 때문에, 신당의 규모와 그 흡인력에 따라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신당이 ‘영남당’이나 무소속 연대에 그칠 경우 자민련이 ‘이삭줍기’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