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의 공천이 거의 확정돼가면서 낙천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어느 당이라 할 것 없이 공통적인 현상이다. 낙천자들은 오직 출마를 위해서라면 당을 바꾸거나 그도 여의치 못하면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는 태세다.
이같은 낙천반발은 총선때마다 있었던 현상이긴 하나 15대 총선에선 더욱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정당의 후진성을 드러낸다 할 것이다. 심지어 이당 저당에 겹치기 공천신청을 낸 사례가 없지 않은 것이 우리의 정당이다. 정당이 민주화는 커녕 해가 갈수록 퇴보해보이는 것은 보스중심의 정당인데 기인한다. 정강정책에 동조하는 정치적 동지의 집단이 정당이라는 교과서적 정의는 이미 거리가 먼지 오래다.
정치보스에 따라 혹은 정치 입신의 편의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이 우리의 정당이다.
각 지구당 대의원대회에서 지구당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참다운 민주적 정당의 원래 모습이긴 하다. 그러나 지구당 중심의 상향식 공천 또한 현실적으로 문제가 적잖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중앙당의 하향식 공천이 객관성을 갖는 것도 아니다. 각 당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있으나 최후의 낙점은 당마다 오너의 의향에 좌우되는 것이 통례다. 결국은 당의 절대권자 한사람에 의해 공천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적 정당의 이같은 내부모순이 알고보면 정치발전의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낙천자들의 반발출마는 당의 응집력을 파괴하는 해당행위인데도 무소속으로 나와 더러 당선되면 당에서 다른 당에 뺏길세라 서둘러 다시 영입해 들이곤 하였다. 정견도 소신도 없는 현실 이해타산의 정당행태가 낙천자들의 반발출마를 유발하는 요인이기도 한 것이다.
정당정치의 책임있는 발전을 위해 이번 총선 또한 낙천자들의 무소속출마는 되도록이면 자제하기를 바라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천에 객관성을 지녀야 한다. 각 당은 얼마 남지 않은 공천확정기간동안 최선을 다해 낙천반발을 극소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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