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작업이 80%이상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여야가 공천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특히 공천탈락이 예상되거나 확실시되는 의원들이 탈당,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대폭적인 물갈이 및 중진용퇴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역의원들이 강한 반발을 보였다.
김상현의원(서울 서대문갑)은 11일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공천탈락설’이 보도되자 당사를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권 일각의 ‘음모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의원은 이날 “청와대와 민주당 일각에서 나를 제거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나는 출마할 것”이라고 말해,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의원과 함께 거명된 김봉호국회부의장(전남 해남·진도)도 “전날 권노갑고문을 만났다”면서 불출마를 권유받은 것을 시인했으나, “지역구 출마의사를 밝힌 만큼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만을 피력했다.
공천배제설에 시달리고 있던 정한용의원(서울 구로)의원의 경우 “원칙이 뭔지 개혁이 뭔지 모르겠다”며 당지도부를 강력히 비난한뒤 이날 탈당을 선언,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한나라당도 공천탈락 예상자들의 지지자들이 당사로 몰려와 항의시위를 벌이는 한편 구민주계 민주동우회측의 30%지분요구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동우회는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지 않을 경우 당사를 점거하는등 집당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공천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 8일 통과된 선거법으로 인해 지역구가 통합된 진주의 김재천, 부산남구의 김무성의원 등이 공천탈락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특히 이회창총재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강삼재(경남 마산회원), 박종웅의원(부산 사하을) 등도 이번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영남권에서 무소속 구락부가 형성될 경우 한나라당에 적지않은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지도부는 더욱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자민련의 경우도 본격적인 공천작업을 앞두고 이양희대변인(대전 동구)과 지역구가 겹친 김칠환의원이 10일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하기도 했다.
따라서 여야는 공직자 사퇴시한인 13일이 이후 15일을 전후해 대부분 공천확정자를 발표할 방침이지만, 공천결과에 따른 ‘몸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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