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출마를 선언한 정치신인들은 총선이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번도 치러보지 못한 선거준비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이들은 총선이 임박하면서 각종 선거기획사, 홍보사 등이 ‘초보’ 정치인에게 거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각종 선거브로커들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간단치 않은 현실정치 배우기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민주당의 인천 서.강화을에 출마할 박용호 전 KBS아나운서실장은 “할말이 너무 많다”면서 “정치신인으로는 상상을 못할 일들이 많이 벌어지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 강남갑에 출마할 예정인 전성철 변호사는 “잘 모르는게 가장 어려우며 여기저기서 그냥 듣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출마예상자는 “조직 구성이 뭔지 몰랐는데 그것이 다 돈이더라”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특히 이같은 정치신인들을 노린 ‘한철’ 선거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돈선거’를 부채질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아직 공천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수억원의 돈을 썼다는 정치 지망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수도권의 여권 공천을 노리는 한 정치신인은 “사진 찍어주는데 800만원을 부르는데도 있다”면서 “소위 실세들의 이름을 팔아 선거기획사, 홍보사라고 찾아와서 2천만∼3천만원은 물론 억대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한 정치 신인은 “찾아오는 사람이나 기획사의 90%는 엉터리였지만, 이들이 잘못할 경우 상대측에 유리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더라”면서 “신인일수록 많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경기지역 공천신청을 낸 한 출마예상자는 선거기획사로 유명한 한 회사에 선거홍보물 등 선거기획 전반을 의뢰했으나 그 금액이 1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들은 이 때문에 일단 지역에서 선거를 수차례 치러본 당의 공조직에 의존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지역구 사정을 잘 아는 ‘고참’ 선거참모들로부터 ‘속성 선거과외’를 통해 선거강의 듣기에 열중인 상태다.
/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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