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인도네시아의 압둘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취임후 두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지난해 11월 말 마닐라의 ‘아세안+3’회의 참석시 가졌던 1차 정상회담에서 상호 약속한 한·인도네시아 경제교류와 인도네시아의 병원폐수 처리시설 지원금 4천만달러 지원에 대한 약정서를 교환했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국민차 생산과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한국의 참여 방안 등도 논의됐다.
그러나 이날 회담은 양국간 공동현안을 논의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양국 정상은 오랜 민주화 운동 끝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성공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는데다 김 대통령과 와히드 대통령간에는 아시아 민주지도자들간의 우정보다 진한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도 와히드 대통령이 지난해 회담 당시 한국 방문을 요청해 이뤄졌으며 와히드 대통령은 시각 장애 등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대통령을 ‘화해의 중재자’라며 극찬했던 와히드 대통령은 이날도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에게는 스승이 두명 있다”면서 “한분은 김 대통령이고 또 한분은 태국 분이지만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는 등 김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김 대통령도 “오랫동안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마침내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한 존경하는 와히드 대통령을 다시 만나게 돼 더 없이 기쁘다”고 답했다.
한편 와히드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경제4단체장 주최 오찬에 참석하고, 박태준 총리 및 산업연수생 고용 기업체 대표와 면담을 가진데 이어 이날 저녁에는 김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11일에도 경제인들과의 조찬 및 국회 방문, 기아자동차 공장시찰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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