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인천지역 서해앞바다 철새도래지·매립지 등지에 서식하고 있는 청둥오리 등 야생 조수들이 불법 포획에 나선 밀렵꾼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6일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밀렵감시단에 따르면 본격적인 밀렵철을 맞아 서울·충청도 등지의 밀렵꾼들이 최근 강화·김포·영종도·송도 등 철새도래지와 야산 등을 찾아다니며 주로 야간에 유효사격 거리가 긴 개조한 총기를 이용, 이곳에 서식하는 야생조수를 불법 포획하고 있다.
주로 3∼4인으로 한조를 편성한 밀렵꾼들은 지프형 승용차 등을 이용, 갯벌에서는 청둥오리와 기러기를 불법 포획하고, 야산에서는 최근 계속된 눈으로 먹이를 찾아 민가쪽으로 내려오는 고라니나 꿩 등을 대상으로 밀렵행위를 일삼고 있다.
지난달 16일 오후 8시께 인천지역 밀렵감시단원 2명이 동아매립지에서 청둥오리 10여마리와 고라니·꿩 등을 포획한 밀렵꾼 4명을 발견해 단속하려다 이들이 쇠파이프 등으로 위협하는 바람에 검거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또 지난 1일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일대 야산에서 고라니를 잡던 밀렵꾼들을 주민들이 발견해 신고했으나 경찰이 출동하기전에 달아났다.
이와관련, 인천환경연합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강화지역 갯벌에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모습을 나타냈다가 밀렵꾼들의 총소리를 듣고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밀렵감시단 안승호씨(37)는 “밀렵꾼 대부분이 3∼4명으로 조를 이루고 있는데다 야간에 차량을 이용해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어 검거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들은 야간사냥에 실패할 경우 민가에 들어와 개와 닭 등 가축도 잡아가고 있어 주민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고 밝혔다.
/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