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再점검해야

인천 부평에서 엊그제 발생한 인천지하철 동수역 지상 도로 침하 사고는 또 한번 사람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특히 개통된지 4개월 밖에 안된 지하철 복개도로가 내려앉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충격적이다. 도로 침하 사고가 마침 차량운행이 적은 새벽녘에 서서히 진행돼 인명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그 밑에 설치한 지하철 구조물이 함께 무너졌다면 어쩔뻔 했는지 등골이 오싹해 진다.

침하 사고현장은 마치 지진이 지나간 자리처럼 도로가 갈라져 내려앉고 뻥뚫린 형체가 한눈에 보아도 부실시공 탓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침하원인을 두고 지하철본부측은 상수도관이 파열돼 되메우기한 부분의 흙이 씻겨나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고, 상수도사업본부측은 되메우기의 날림공사로 도로가 내려앉으면서 상수도관이 파열됐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이번 사고 역시 부실시공과 행정 당국의 감독소홀이 합작해서 빚어낸 사고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과 가스관을 가라앉지 않게 받치는 시멘트 구조물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든지 이 관(管)들을 보호할 완충제인 모래가 덮여있지 않은 것은 시공자들의 부실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당초 지난 94년 착공한 인천지하철공사는 작년 10월의 인천국체 개최일에 맞춰 개통하기 위해 공사를 서두를 때부터 부실시공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작년 2월엔 막바지 공사를 하던중 매립지역을 포함한 5개 공구 곳곳에서 부실시공의 의구점이 나타나 전구간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 지하구조물의 누수와 균열, 백화현상 등 결함이 드러나기도 했다.

본란은 그동안 지하철공사가 ‘체전개최전 개통’이라는 일정에 맞추느라 서두르면 졸속 부실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며 개통시기에 연연하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허사였다. 우리의 우려가 일부 나타난 것은 불행한 일이다. 문제는 이같은 사고가 복개구간 어디에서 또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지하구간은 안전한지도 궁금한 일이다. 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복개도로를 포함한 지하철 모든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기 바란다. 아울러 되메우기 공사를 대충 해치운 시공업자는 물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관련 공무원 모두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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